"인수 생각 없어" 예별손보 매각 안갯속
내년 1분기까지 재매각 일정 윤곽
5대 손보사, 매각 성사 유리
2025-11-11 15:42:46 2025-11-11 19:15:08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예별손해보험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내년 6월까지 재매각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MG손해보험(MG손보) 부실자산을 떠안게 될 예보와 주요 5대 손해보험사는 한마음으로 다음 인수자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향후 예별손보 매각 절차와 관련된 일정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예보는 한영회계법인을 통해 자산·부채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 매각 공고를 게시해 본격적으로 재매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예별손보는 예보가 100%로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로, MG손보의 부실자산과 부채를 이전 받아 다른 금융회사가 넘겨받기 전까지 MG손보의 보험계약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합니다. 앞서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를 추진했었지만, MG손보 노조가 고용 유지를 문제로 반발해 최종 협상이 무산되면서 예별손보가 탄생했습니다. 
 
금융당국과 예보는 예별손보를 통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에 MG손보 부실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MG손보를 청산하려 했습니다. 지난 5월 이러한 절차를 공식화했다가 MG손보 노조가 대규모 인력 감축 가능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자 지난 6월30일 가교보험사 설립을 유지하면서 1년간 재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예별손보 경영에는 본래 부실을 넘겨받을 예정이었던 5대 손보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영 체제는 예보가 기한 내에 다음 인수자를 구할 때까지 지속될 전망입니다. 예보는 매각공고를 낸 이후 연말까지 예비입찰을 받고, 내년 2월부터 우선협상대상자를 추리고 당해 3~4월 중에 최종 인수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인수 의향을 보이는 금융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재매각도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잠재적 인수 후보로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IBK기업은행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시장에선 손보 계열사가 없는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관심을 보일 것이란 기대가 더해졌지만 정작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 기조가 바뀐 만큼 민간보다 정책금융기관이 인수자로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먼저 언급됐던 IBK기업은행은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가능성이 사라졌습니다. 당시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곳은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부실자산과 부채를 해소해야 하는 입장인 예보와 5대 손보사들은 애타게 인수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손보사들은 당국과 예보를 상대로 부실 비율을 협의하는 입장이라 협상력이 떨어져 사실상 강제로 분담을 배정받게 되기 때문에 재매각이 성사되기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M&A는 물건이 좋으면 매도자가 우세에 있어 협상력을 가질 수 있고, 물건이 별로 좋지 않으면 인수자 쪽에 이니셔티브를 줄 수 있다"며 "예별손보 경우에는 부실이 돼서 정부가 관여하다 보니까 인수자 발언이 좀 세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5대 손보사 중에서 인수를 기다리지 않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아무리 부실 분담 비율을 조정한다고 해도 이전되는 보험계약들이 기존 보험사들이 운영하던 계약이 아니다 보니까 이를 지급하고 관리하는 공수가 부담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당연히 매각이 성사되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남구의 MG손해보험 본사.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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