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인뱅 행장 연임·교체 기로
2025-12-02 06:00:00 2025-12-02 06:00:00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수장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교체 및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방은행장들은 대부분 이번 인사에서 3연임에 도전하는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인뱅 행장들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지역 경기 침체 속 경영 실적 부각
 
(그래픽=뉴스토마토)
 
금융권에 따르면 iM뱅크(구 대구은행)는 황병우 전 행장 임기 종료 이후 현재 행장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백종일 전북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도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되며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를 마칩니다. 인뱅 중에서는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임기가 이달 말,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됩니다.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iM뱅크입니다. iM뱅크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 인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황병우 전 행장이 iM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행장직을 겸직했으나 회장 업무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iM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초 강정훈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김기만 수도권그룹 부행장, 박병수 그룹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 성태문 그룹가치경영총괄 부사장, 천병규 그룹경영전략총괄 부사장 등 5명으로 롱리스트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개인 면접을 포함한 역량 검증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대부분 지방은행들이 무리 없이 ‘3연임 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방은행장들의 임기 내 재무적 성과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주은행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2151억원 대비 16.7%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 당기순이익은 1596억원에서 1732억원으로 8.5% 늘었습니다. 부산은행 당기순이익은 3930억원에서 3847억원으로 2.1% 감소했지만, 경남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392억원에서 2908억원으로 21.0% 급증했습니다.
 
지역 거점 지자체 금고 사수에 성공한 점도 주요 경영 성과로 꼽힙니다. 지자체 금고는 은행 주요 먹거리로 조 단위를 예치해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 등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광주은행은 지난달 광주광역시 1금고에 재선정됐고 부산은행도 지난 9월 부산광역시 1금고를 사수했습니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9월 울산광역시에 이어 지난 9월 창원특례시 1금고를 지켜냈습니다.
 
다만 당장 올해 금리 변동성과 경기 둔화 등 영향이 본격화한 만큼 3연임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 중소기업들이 주요 고객층인 지방은행 특성상 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부산·경남·전북·광주 등 지방은행 4곳의 중소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1%선을 넘겼습니다. 업계에서는 연체율이 1%를 넘어서면 건전성 경고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북은행이 1.2%로 가장 높았고 경남은행이 1.01%, 부산은행이 1%, 광주은행이 0.81%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연임하겠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제 세 번째 임기인 만큼 비이자이익 확대나 건전성 관리 등에 대한 질적 지표를 입증해야 할 국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왼쪽부터 방성빈 부산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백종일 잔북은행장의 모습. 해당 지방은행장들은 모두 이달 말과 내년 3월 각각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사진=각 행)
 
인뱅 첫 연임 성공 주목
 
인뱅들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 평가가 이뤄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출범 이후 첫 최고경영자 연임 사례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출범 이후 최초 연임 사례가 됩니다. 앞서 2017년 출범 이후 초대 행장인 심성훈 행장이 3년 임기 만료 후 경영 안정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6개월 임기를 연장한 사례가 있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연임한 사례는 없습니다.
 
최 행장의 연임에 무게를 두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공개(IPO) 추진입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1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12월 혹은 1월 내로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통지하면 유가증권신고서 제출과 수요예측 등 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케이뱅크 장기 성장성을 알리기 위해 최 행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토스뱅크도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달 내 임추위를 꾸릴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실적 흐름 등을 토대로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이 대표 취임 직후 적자 탈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457억원을 기록하며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바 있습니다.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도 88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최대주주인 토스 운영 전략도 이 대표 연임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는 분위기입니다. 토스뱅크 최대주주인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퍼카가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 방침을 확정하고 글로벌 법무법인 선임을 마무리하는 등 IPO 준비 작업에 한창인데요. 금융권에서는 해외 상장 추진 기업에게는 지배구조 안정성과 리더십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적이 안정된 계열사 CEO를 교체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두 인뱅 모두 외부 입김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주요 주주인 KT 인사 분위기가 변수입니다. KT 연말 인사가 '쇄신'에 중점을 둔다면 케이뱅크에도 새로운 수장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두 인뱅 모두 성과도 좋고 새로운 상품을 잇따라 내고 있어 실적 수치만 본다면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은행권 특성상 정권이 바뀌면 인사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깜짝 인사 발표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의 행장 인선의 경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 평가가 이뤄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출범 이후 첫 최고경영자 연임 사례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의 모습. (사진=각 행)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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