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서울 여의도 재건축사업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광장아파트가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며 주요 12개 단지 가운데 8곳이 재건축 청사진을 확정 지었습니다. 시범아파트의 59층을 필두로 한양·진주아파트 57층, 삼익·은하 56층 등 초고층 주거단지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강 주변의 도시 풍경이 전면 개편될 전망입니다.
여의도 재건축사업에서 선두를 달리는 곳은 대교아파트와 한양아파트입니다. 대교아파트는 지난 8월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처음으로 사업인가를 받았습니다. 대교아파트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1호 대상지로 선정돼 행정절차가 대폭 단축됐습니다. 지난해 1월 조합 설립 이후 19개월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여의도 주요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576가구에서 912가구로 탈바꿈하며, 최고 49층 높이로 지어집니다. 지난달 15일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래미안 와이츠'를 단지명으로 제안했습니다.
대교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단지는 여의도 재건축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주민 결속력이 강해 대형 건설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삼성물산 수주가 시범·삼부·목화 단지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 내 전경. (사진=홍연 기자)
한양아파트도 지난 10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며 정비사업의 8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신통기획 덕분에 계획 확정 후 1년 7개월 만에 인가가 완료됐습니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로 명명됐습니다. 588가구에서 992가구, 57층 초고층으로 변모하며 금융산업 기반시설을 포함한 주거복합단지로 개발됩니다.
여의도 최대 규모인 시범아파트는 지난달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습니다. 1548가구에서 2493가구로 대폭 늘어나며 최대 59층 규모로 건설됩니다. 내년 2~3월 사업시행 신청서를 제출하고 2029년 착공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간 수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업 곳곳서 속도…재초환 핵심 변수로
광장아파트는 1978년 지어진 샛강 인근 노후 단지로, 최근 토지 용도가 제3종 일반주거에서 일반상업으로 격상됐습니다. 576가구(28번지)에서 1314가구로 738가구 증가하며 최대 49층으로 지어집니다. '분할 재건축' 방식이 특징으로, 28번지와 38-1번지가 도로로 나뉘어 각각 별도 재건축을 진행합니다.
목화아파트는 지난달 정비계획이 확정됐습니다. 327가구에서 428가구로 확장되며 49층으로 재건축됩니다. 한강변 조망권을 영구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공작아파트는 조합 결성을 마치고 통합심의를 준비 중입니다. 373가구에서 570가구로 늘며 49층으로 건설되고, 대우건설이 '써밋 더 블랙 에디션' 브랜드로 짓습니다.
진주아파트는 지난해 12월 도시계획위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조합 설립을 진행 중입니다. 376가구에서 578가구로 확대되며 57층으로 올라갑니다. 수정아파트는 올해 5월 계획 확정을 완료했으나 신탁 방식에서 조합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내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삼익아파트는 360가구에서 630가구로 증축되며 56층으로 세워집니다. 2023년 서울시 신통기획 확정을 받았으며, 상가 분리 문제 등으로 다소 지체됐으나 해소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은하아파트는 360가구에서 672가구로 늘며 56층으로 지어집니다. 40평대 대형 위주로 구성되고 상가가 없어 의사결정이 신속합니다.
사업 진척도가 빨라지면서 거래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대교아파트 전용 151㎡는 올해 9월 49억원에 팔려 지난 4월 거래가보다 13억5000만원 뛰었습니다. 삼부아파트는 전용 77㎡가 11월 39억원에 거래되며 여의도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광장아파트는 전용 135㎡가 38억4000만원에 팔린 뒤 현재 호가는 40억원 선까지 형성되고 있습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여의도는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미래 가치가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여러 단지가 연이어 고층으로 바뀌면서 스카이라인이 새롭게 구성되는 것 자체가 여의도를 완전히 다른 주거지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여의도를 세계적 금융 중심지로 키우고 재건축으로 한강변 경관을 전면 재구성해 주거·업무·상업이 어우러진 대규모 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정치권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 논의가 다시 나오는 것은 조합 측에 긍정적입니다.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재초환이 사라지면 사업이 탄력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여의도는 사업성이 우수해 단지별로 개발이익이 크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재초환이 어떻게 조정되느냐가 사업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고 말했습니다.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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