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대량 양산 나선 SK하이닉스…D램 급등은 ‘고민’
엔비디아에 HBM4 양산·공급
한정된 캐파…D램 수요 고민
증설·공정 전환으로 수요 대응
2025-12-16 14:59:23 2025-12-16 15:21:12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공급하면서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모습입니다. 회사는 지난 9월 업계 최초로 HBM4 12단 제품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등 HBM에 역량을 집중해왔습니다. 다만 최근 범용 D램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한정된 생산능력(캐파) 내에서HBM과 D램 수요를 모두 대응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이 전시돼 있다. (사진=이명신 기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와 HBM4 공급 물량 협의를 완료하고 HBM4 양산·공급에 나섰습니다. 공급 물량은 약 2~3만장 수준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제품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의 테스트를 위한 샘플로 탑재될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HBM3E)에 이어 HBM4에서도 치고 나가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HBM 양산성을 기반으로 올해 4분기를 시작으로 내년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캐파 측면에서도 SK하이닉스는 HBM 중심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HBM의 이익률이 높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HBM 특성상 선제적인 물량 협의로 제품을 차질 없이 공급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일반 D램 이익률이 HBM과 비슷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일시적인 수익성 변화만으로는 캐파 믹스를 즉시 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D램 수익이 HBM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최근 범용 D램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2025년 12월~2026년 2월 회계 구간 미국 마이크론의 HBM 매출총이익률이 62%, 범용 D램은 67%까지 상승해 범용 D램이 이익률을 역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SK하이닉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정된 캐파 안에서 HBM과 D램 시장 수요를 모두 대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D램 생산에 대해 일부 계획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HBM3E·HBM4 생산에 주력하면서도 경기 이천캠퍼스 등을 중심으로 공정 전환을 통해 1c D램의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신규 공장(팹) 증설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청주 M15X 팹의 경우 조기 클린룸을 오픈한 이후 장비를 반입하고 있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역시 202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조기 가동을 추진 중입니다.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생산 확대(램프업)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회사의 투자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팹 증설뿐만 아니라 선단 공정 전환을 통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식으로도 수요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HBM과 D램 모두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객사 수요에 맞춰 캐파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