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황성엽
신영증권(001720) 대표가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됐습니다. 황 협회장은 '코스피 5000 달성'을 비롯한 굵직한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합니다. 시장 안팎에서는 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과 동시에 정부 정책의 파트너로 기능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1차 투표와 결선 투표를 거쳐 치러졌습니다. 1차 투표에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는 43.40%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고, 이현승 후보가 38.28%로 뒤를 이으며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현직 회장으로 사상 첫 연임에 도전했던 서유석 후보는 18.27%를 득표하는 데 그치며 고배를 마셨습니다. 황 협회장은 1차 투표에서 형성된 우위를 결선까지 이어가며 최종 당선됐습니다.
황성엽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이 18일 금투협 기자실을 찾아 당선 소감을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황 협회장은 당선 직후 소감에서 "당선의 기쁨보다는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선거 기간이 약 3개월이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모든 후보가 최선을 다한 의미 있는 선거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증권사뿐 아니라 자산운용사와 소규모 회원사까지 직접 만나며 애로 사항을 많이 들었다"며 "회원사들이 느끼는 불편과 요구를 협회 운영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황 협회장은 협회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연금과 장기투자 기반 확충, 자본시장 체질 개선 등 '3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자금이 단기 상품에 머무르지 않고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장기투자 구조를 정착시키고, 기업 지배구조와 공시 신뢰를 개선해 투자 환경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구상입니다. 그는 이러한 구조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코스피 5000' 목표 역시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차기 협회장이 마주할 환경은 녹록지 않습니다. 정부가 내건 '코스피 5000' 목표를 뒷받침하려면 단기적인 지수 부양을 넘어 상장사 지배구조 개선과 공시 신뢰 회복, 자본시장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확대, 디지털자산 제도화 등 굵직한 정책 현안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업계 이익단체를 넘어 금융당국의 정책 파트너로 기능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오르게 됩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반을 대변할 차기 수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힙니다. 올해 역대 최초로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한 데다, IMA와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둘러싼 초대형 투자은행(IB) 경쟁이 본격화됐기 때문입니다. 정부 주도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 기조와 내부통제 강화 요구까지 겹치며 협회의 조정 능력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황 협회장은 협회 운영의 핵심 방향으로 '연결'과 '해결'을 강조해왔습니다. 임시총회 소견 발표에서 CEO를 'Connecting Executive Officer'로 정의하며 "사람을 연결하고, 업권을 연결하고,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역할이 협회장에게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업계의 요구를 전달하는 창구에 머무르지 않고, 시장과 제도를 실제로 움직이는 중심축이 돼야 한다는 인식입니다.
이와 관련해 황 협회장은 "금융투자협회는 전달자가 아니라 해결의 엔진이 돼야 한다"며 협회의 기능 전환을 분명히 했습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응하는 임시 통로가 아니라, 현안을 선제적으로 다루고 정책과 제도를 실질적으로 조율하는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뜻입니다.
황성엽 협회장은 2026년 1월1일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 3년간 금융투자협회를 이끌게 됩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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