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지난 6월13일 여당 원내 사령탑에 오른 김 원내대표는 취임 200일 만에 물러나게 됐습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의 책무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정부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퇴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먼저 깊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습니다.
최근 김 원내대표와 그의 가족과 관련된 여러 비위 의혹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와 보라매병원 진료 특혜 요구부터 배우자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장남의 국정원 업무 보좌진 동원, 차남의 숭실대 편입 관여 등 연일 의혹이 터졌습니다.
그는 "지난 며칠간 많은 생각을 했다"며 "제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혹이 확대·증폭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가 더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믿어왔기에 끝까지 저 자신에게도 묻고 또 물었다"며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제 거취와도 연결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내대표직 사퇴 결정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의지"라며 "국민 여러분의 더 나은 삶과 더 좋은 나라를 위해 약속했던 민생 법안과 개혁 법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함께 애써주신 문진석 운영수석과 부대표단 의원들, 당직자, 보좌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 끼쳐 드린 점 사죄드린다. 앞으로 모든 과정과 결과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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