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지난해 한류 열풍으로 한국 식품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제품 본연의 경쟁력을 평가받는 진검승부의 장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특히 내수시장 침체와 인구 한계로 글로벌 진출은 식품업계의 필수 전략이 됐습니다. 주요 식품 기업들은 단순히 현지화 제품을 내놓는 것을 넘어, 생산기지를 옮겨 비용을 줄이거나 국내에 수출 전용 공장을 짓는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행보에 나섰습니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식품업계 화두는 '글로벌'로 모이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 비중이 70~80%에 달하는 삼양식품과 오리온 등도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업계 최고 수준의 해외 매출 비중(81%)을 자랑하는 삼양식품은 올해 매출액 3조원 개막을 위한 수출 전략을 짰습니다. 우선 밀양 2공장을 지난해 가동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린 데 이어, 물류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위한 중국 현지 공장 설립 추진 중입니다.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발표한 '비전 2030'을 통해 해외 매출을 현재 약 37%에서 6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미국 제2공장 가동은 물론 월마트 등 메인 유통망 입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심은 2026년 완공될 부산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을 통해 유럽과 남미 시장을 잇는 'K-푸드 허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공장 가동 시 생산량은 60억개까지 늘어납니다.
해외 매출이 전체의 10% 수준인 오뚜기도 올해 안에 도약의 물꼬를 트겠다는 각오입니다. 이를 위해 북미 침투력 강화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라미라다 지역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BTS 진을 앞세운 글로벌 캠페인과 인도네시아 할랄 시장 공략을 통해, 라면뿐만 아니라 소스와 간편식을 아우르는 종합 식품 기업으로 성장을 천명했습니다.
제일제당과 대상그룹은 각각 '비비고'와 '종가'로 세계 무대를 접수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만두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는 한편, 유럽과 오세아니아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해 'K-푸드 영토'를 전방위로 넓히고 있습니다. 대상그룹 또한 세계 최초로 미국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폴란드 크라쿠프에 건립 중인 공장을 통해 유럽 시장 진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BBQ와 bhc 등 치킨 프랜차이즈의 약진도 예고됐습니다. 전 세계 57개국에 7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BBQ는 2030년 가맹점 5만개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윤홍근 BBQ 회장은 신년사에서 "K-문화를 뛰어넘어 'K-BBQ' 시대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bhc는 진출 동남아를 중심으로 국가 수를 단기간에 10개국까지 끌어올렸고, 세밀한 현지화 전략을 구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풀무원은 올해 보스턴에 세계 최대 규모의 두부 생산 라인을 가동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 2024년 중국에서 1년 만에 300만줄이 넘게 팔린 풀무원 '냉동김밥'은 새로운 K-푸드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K-스낵을 이끄는 제과업계에서는 롯데웰푸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지난해 롯데웰푸드는 인도에서 비건 초코파이를 앞세워 점유율을 90%까지 달성하고, 생산 라인을 3개까지 확대했습니다. 오리온은 선제적인 현지 완결형 체제를 통해 올해 러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방침입니다. 해외 매출이 10% 미만인 해태제과는 스테디셀러인 '허니버터칩'을 중심으로 영토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인구구조 한계,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등으로 국내 식품산업은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액 규모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올해는 각 사마다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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