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사 옵션' 엄포에…미·이란 '핵협상' 초읽기
거세진 이란 반정부 시위…트럼프 "강력한 선택지 검토"
2026-01-12 17:20:32 2026-01-12 17:52:0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경제난으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로, 사망자가 최대 2000명을 넘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력한 선택지'를 언급하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당장 오는 13일(현지시간) 외교·국방 당국자로부터 군사 개입 옵션을 보고받을 계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와의 핵 협상 회담도 조율 중인데요. 회담 실패 땐 미국과 이란의 재충돌이 벌어지면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을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석유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 13일 이란 대응 첫 회의…군사개입 카드 '만지작'
 
11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해당 수치는 전날 이 기관이 발표한 사망자 수인 116명보다 약 5배 급증한 수치입니다. 정확한 사망자 집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를 거점으로 둔 단체 이란인권(IHR)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가 2000명을 웃돌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심각한 경제난을 계기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는 정권 퇴진 요구 등으로 더욱 격화하고 있습니다. 시위에 가담하면 누구든 사형에 처할 것이라는 엄포에도 시위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자 이란 정부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한편 인터넷과 통신까지 차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등 안보 수뇌부를 소집해 이란 대응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을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선 이란 군사·민간 시설에 대한 비밀 사이버 무기 배치, 스타링크 단말기 지원, 직접적인 군사 타격 등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이란 대응 방안을 보고받았으며 공식적으로 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군도 상황을 살피고 있다"며 "몇몇 강력한 선택지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강력한 선택지는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으로 해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핵회담 실패 땐 미·이란 재충돌…중동 일촉즉발 '위기'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가 핵 협상을 원한다"며 "양측 간 회동이 현재 조율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대응이 필요할 수 있지만, 회동 자체는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핵 협상을 둘러싼 외교적 국면 전환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핵 협상에 실패할 경우, 이란이 지난해와 같이 미국에 의해 군사·경제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핵시설이 치명적 타격을 입은 뒤 미국과의 핵 협상 중단으로 유엔의 대이란 제재가 복원되면서 이란의 경제는 곤두박질쳤습니다. 이후 이란은 연간 4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고, 지난달 휘발유 가격을 인상하면서 국민들의 불만에 불을 질렀습니다. 이후 현재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까지 걷잡을 수 없이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란이 미국의 군사·경제적 공세에 맞대응할 경우, 중동 정세는 더욱 긴장 국면으로 치달을 전망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연될 경우, 국제 원유 시장의 불안감은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산유국인 이란의 정치적 혼란으로 글로벌 유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 개입으로 이란 내 저항이 격화되고 나아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대치가 이어질 경우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충격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국의 경우, 대이란 수출과 투자는 이미 국제 제재로 많이 축소된 상황입니다. 이번 사태 역시 한국 기업들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입니다. 다만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성 증가 등 간접적인 영향에 직면할 위험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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