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방해 등' 유죄, 징역 5년…'내란본류' 사건 재판도 '직격탄'
재판부, 공소사실 대부분 유죄 판단
형량 자체보다 '법리 판단' 주목해야
법원, 공수처 '내란죄 수사권' 인정해
법조계 "내란수괴 재판에 영향미칠 것"
2026-01-18 14:37:25 2026-01-18 14:48:01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윤석열씨가 16일 체포방해 등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씨에게 내려진 첫 사법적 판단입니다. 이번 재판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과는 별개로 진행됐지만, 재판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정당한 수사에 저항한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이번 판결은 향후 '내란 본류' 사건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씨가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16일 오후 특수공무집행 방해·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씨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징역 5년에 처했습니다. 이날 선고공판은 국민적 관심을 고려한 재판부의 허가에 따라 생중계됐습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우선 윤씨가 비상계엄 선포 절차를 위반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국무위원의 계엄 심의·의결권 침해 △비상계엄 선포문 허위 작성 혐의를 유죄로 봤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 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도리어 헌법과 관련 법령에서 독단과 권력 남용 방지를 위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대통령으로서 막강한 영향력 남용해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했다"며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경호처를 사실상 사병화했다"고 지적, 윤씨가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고 봤습니다.  
 
윤씨가 재판 내내 보인 '반성 없는 태도'도 중형 선고의 배경이 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부 혐의에 대해선 △윤씨가 범행을 직접 주도하지 않은 점 △윤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 양형에 참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윤씨에 대한 징역 5년 선고는 특검의 구형량에 비해선 낮습니다. 앞서 지난달 26일 내란특검은 윤씨의 체포방해 등 혐의에 관해 징역 10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다만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내란죄와 같이 기소됐다면 부수적인 혐의인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내란수괴 혐의로 무기징역인지 사형인지 다투는데 이번 형량은 크게 의미 없다"고 말했습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봐주지도 않고 엄벌하지도 않고 일반 사건처럼 판결했다"며 "오히려 초범을 양형 요소로 고려했다는 말이 윤씨 입장에서 '잡범 취급 받았다'라고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고 말했습니다. 
  
법조계에선 이번 선고는 '형량보다 법리적 판단'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합니다. 재판부가 '공수처의 체포·수색영장 집행이 위법했다'는 윤씨 측 주장을 배척하고 수사의 적법성을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재판부는 이날 판결을 통해 "공수처는 대통령 신분이던 피고인의 직권남용죄 수사를 할 수 있다"며 "헌법 84조는 대통령이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할 뿐, 대통령 수사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어 "수사는 형사상 소추를 반드시 전제하는 건 아니므로 소추와 수사는 분명히 구분된다"라고도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공수처는 직권남용죄 및 내란수괴죄에 관해 모두 수사권이 있다"며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죄를 수사하던 중 내란수괴 혐의가 직권남용죄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내란수괴죄 수사에 착수했다. 직권남용죄와 내란수괴죄는 사실관계가 동일해 중간행위 없이 직접 연결되고 직권남용죄 수사에서 자연스럽게 내란수괴죄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은 내란 혐의 재판 절차에서 핵심 쟁점입니다. 윤씨 측은 내란 혐의 재판에서 '공수처엔 내란죄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내란죄 수사 전체가 불법이고 모든 증거가 위법 수집됐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특히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심리하는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지난해 3월 윤씨에 대한 구속취소를 결정하며 '공수처 수사권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공수처의 수사는 적법하다'라고 판단한 이번 재판부의 판결은 내란 본류사건 선고에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지귀연 재판부가 이번 선고와 다른 판단을 내리려면 (이번 1심 판결을 뒤집어야 하는) 이유를 따로 상세히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일반적으로 재판부 내에서 의견이 갈린다고 해도 앞선 판결의 근거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같은 법원에서 다른 판단이 나온다면 정치적 판결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현재 윤씨는 체포방해 등 혐의를 포함해 8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내란 본류사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선고기일은 오는 2월19일 오후 3시 진행됩니다. 일반이적 혐의 재판은 19일 2차 공판이 진행됩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 재판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무상 수수한 혐의 재판 △20대 대선에서 허위사실공표한 혐의 재판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재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도피 의혹 재판은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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