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어질어질 코스피, 당신의 수영복은 튼튼합니까
2026-02-23 15:19:59 2026-02-23 16:45:03
전례 없는 상승장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저금리 기조에서 유동성으로 인한 일시적 상승이었다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스피 상승세는 기업 이익 성장과 주주환원 정책이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산업으로 반도체 실적이 상향 조정되며 '실체가 있는' 상승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연간 코스피 예상 밴드는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5650에서 7250으로, 유안타증권은 연초 제시했던 목표치 4200~5200을 한 달여 만에 5000~6300으로 올려 잡았다. 올해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의 90% 이상을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반도체의 독주 이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간혹 있다.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찬물을 끼얹는다는 핀잔으로 치부되는 요즘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승장에서는 수면 아래 가라앉은 불공정행위나 부정행위를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가 돈을 벌고 있을 때 아무도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는 것이 작전세력의 설계인지, 기업의 실적에 기반한 것인지 구분하기보다 "내 보유 종목의 주가만 오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크다. 상승장 속에서는 AI나 반도체, 바이오 등과 실체 없는 공시를 띄우고 호가창에 대량의 매수 주문을 걸어놓으며 상한가를 유도한다. 기업이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물량을 확보한 뒤, 호재성 뉴스를 생산해 주가를 띄우고 전환권을 행사, 시장에 매물을 투하하는 수법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승장에 소외되지 않으려는 소외 불안 심리인 포모(FOMO)를 이용하기도 한다. 세력이 미리 매집한 종목을 리딩방이나 유튜브를 통해 추천하고, 매수세가 몰리면, 세력들은 이를 털고 나가는 일도 있다. 
 
조정이 나올 경우, 공격적인 투자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증시가 오를 때는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처럼 보인다. 변동성이 커지면, 단 10~20%의 조정만으로도 반대매매가 나가며 원금이 순식간에 녹아내릴 수 있다. 이는 다시 시장의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증권사의 건전성 지표(NCR) 하락은 금융시스템 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I나 반도체 관련 섹터가 고점일 때 출시되는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나 랩어카운트 상품은 증권사에 수수료를 가져다주지만, 뒤늦게 탑승한 투자자에게는 손실을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은 "수영장에 물이 빠져야만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수영장 물'은 유동성과 상승장을, '수영하는 자'는 투자자와 기업쯤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유동성이 풍부하면 실력이 없어도 수익이 나기 쉽고 자신의 투자 실력이 뛰어나다고 착각하기 쉽다. 수영장에 물이 빠질 때를 상상해 보자.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되며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시기, 거품이 걷히고 나면 비로소 기업과 투자자의 진짜 실력이 드러날 것이다. 겉으로만 화려했던 부실기업과 과도한 빚을 이용했던 투자자,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던 금융기관들의 모습이 곧 '발가벗고 수영하는 자'가 될 것이다. 물이 빠졌을 때를 대비해서 얼마나 합리적인 투자,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때다. 언제가 찾아올 썰물의 시간에 대비해야 한다. 
 
이보라 증권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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