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 10조' 상호금융, 수익구조 다변화 기로
2026-03-03 14:49:37 2026-03-03 15:08:55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조합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여신 10조원대 부담과 수익성 둔화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습니다. 금융당국의 PF 대출한도 및 자본비율 상향 등 건전성 개선과 PF 부실 정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금융에 의존해 성장해 왔던 상호금융권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 구조 다변화 기로에 섰습니다. 
 
금융당국, 상호금융권 PF대출 한도·자본비율 상향
 
금융위원회는 3일 △부실채권 회수예상가액 산정 기준 개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한도 규제 신설 △상호금융조합 및 중앙회의 최소 자본비율 기준 상향 등을 포함한 상호금융업감독규정 일부개정안 규정 변경을 예고하며 오는 16일까지 현업의 의견을 받기로 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2월22일 상호금융정책협의회에서 관계부처가 함께 발표한 상호금융 제도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입니다. 이번 감독규정 개정안 예고를 거쳐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금융위 의결을 거쳐 올해 중 관련 제도 개선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우선 장기간(1년 이상) 연체된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 회수예상가액 산정 기준을 엄격히 적용합니다.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선 회수예상가액을 산정할 때 최종담보평가액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합니다. 고정이하여신 등 부실채권에 대해선 예외 범위 또한 3개월 내 법적 절차 착수 예정인 1회에 제한하는 것으로 축소했습니다. 담보 비율이 150% 이상인 경우라도 다른 예외 항목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대로 회수예상가액을 산정하도록 개선해 부실채권 회수예상가액의 과대 계상을 방지하고 건전성 분류 실효성을 제고할 계획입니다.
 
회수예상가액은 재무제표에서 외상매출금에서 대손충당금을 차감한 금액으로, 회수예상가액이 적을수록 금융기관이 손실에 대비해 쌓아둬야 하는 대손충당금은 늘어납니다. 그간 상호금융 조합들은 고정이하로 분류된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을 일시에 적립해 왔는데요. 부실채권이 상당 기간 방치돼도 추가 충당금을 적립할 의무가 없어 상·매각 유인이 부족했고, 회수예상가액 평가 기준이 느슨해 과대평가되는 경우도 빈번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번 개정안에 반영됐습니다.
 
또한 고위험 부동산 PF 대출이 상호금융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저축은행과 동일하게 총대출 대비 20%의 대출한도를 신설했습니다. 부동산업·건설업·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합산 한도도 총대출의 50%로 제한합니다. 시행 시기는 준비 기간을 고려해 내년 4월1일부터로 1년간 유예기간을 뒀습니다.
 
자본 적정성 기준도 대폭 상향됩니다. 상호금융조합의 주요 건전성 지표인 총자산 대비 순자본비율 기준을 현행 2%에서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4% 이상으로 상향키로 했습니다. 상호금융중앙회의 경영지도비율 기준도 저축은행 수준인 7%로 올려 조합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정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PF 익스포저 감소에도 주요 수익창구 결손
 
PF 연착륙이 진행되면서 전체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줄고 있지만, 상호금융권의 구조적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처는 117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조7000억원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PF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부실 우려 여신은 18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6000억원 줄었습니다. 정부가 2024년 6월부터 사업성 평가를 통해 정상 사업장에는 자금 공급을 이어가고, 부실 사업장에는 재구조화나 정리를 유도하는 방식의 연착륙 정책을 추진한 효과로 풀이됩니다.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PF 잔액 감축이 두드러졌지만, 상호금융권의 부실 규모는 여전히 업권 내 최고 수준입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부실여신 규모는 상호금융권이 10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사 3조6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 1조8000억원, 저축은행 1조7000억원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2023년 말 기준 전 업권 가운데 최대 PF 잔액을 보유했던 상호금융권의 부담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PF 축소 과정에서 수익 구조의 한계도 동시에 드러납니다. 2금융권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왔던 부동산 PF가 줄어들면서 대체 수익원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금감원이 공개한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매각 추진 PF 사업장은 전월 대비 14개 줄어든 39개로 집계됐습니다. 신협은 10개로 5개 감소했고, 농협 상호금융은 42개로 1개 줄었습니다.
 
지난 1년 10개월간 상호금융권이 감축한 PF 규모는 약 24조원에 달해 부실 정리 속도는 가장 빨랐습니다. 다만 자구적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업 감독 규정 개정까지 추진하면서 향후 수익성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란 추측에 힘이 실립니다.
 
전문가들은 수익 다변화 없이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예대마진과 부동산 금융에 편중된 구조에서 벗어나 여수신 외 수수료 수익 확대, 금융 서비스 다각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 개발 등을 통해 비이자 수익 기반을 넓히는 구조적 보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상호금융권 내부에서도 변화 조짐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안정화되고 있는 건전성을 토대로 정체된 수익성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습니다. 연임에 성공한 김인 회장은 미래먹거리연구소(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자회사 연계 사업과 사업 범위 확장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농협상호금융 역시 조직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 강원본부 등 일부 지역본부에선 신용카드 및 마케팅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병용 강원본부장은 지난달 5일 도내 농축협 신용카드 담당자 13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고 전하며 "신용카드 사업은 농축협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동력이고, 디지털 금융 환경에 맞춘 차별화된 마케팅과 현장 밀착형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신뢰받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협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농협중앙회 등 상호금융권 사옥. (사진=각 사, Cha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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