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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0일 15: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가 상장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주요 상장 VC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빅테크 포트폴리오 가치와 투자 회수 성과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IB토마토>는 대형 VC 주가 상승의 배경과 포트폴리오 현황, 정책·유동성 환경 변화, 밸류에이션 적정성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벤처투자 업계에서 대형 VC 중심의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는 '스페이스X' 투자사로 주목받으며 최근 1년동안 주가가 5배 이상 상승했다.
DSC인베스트먼트(241520)·
아주IB투자(027360)도 같은 기간 3배 넘게 올랐다. 이들 VC가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들을 발굴하고 상당한 투자 성과를 거둔 것에는 대체적으로 이견이 없다. 다만 이들 VC의 폭발적 주가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미래에셋벤처투자)
유망 포트폴리오 기대감…주가 '수직 상승'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 19일 종가는 2만2850원으로 지난해 4월 장중최저가(4170원) 대비 448.0% 폭등했다. 1년 만에 주가가 5배 이상 오른 셈이다. DSC인베스트먼트 19일 종가는 1만3970원으로 2025년 4월 장중최저가(4065원) 대비 243.7% 상승했고, 아주IB투자의 19일 종가는 7660원으로 지난해 4월 장중최저가(1900원) 대비 303.2% 올랐다.
상장 VC들의 폭발적 주가 상승은 이들의 투자를 받은 유망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시장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으면서 본격화됐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투자한 민간 항공우주 전문 기업 '스페이스X', DSC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 전문 기업 '퓨리오사AI' 등이 대표적이다. 아주IB투자가 투자한 미국 바이오 기업 '아셀릭스'도 10조원 규모의 매각 소식이 알려지며 투자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포트폴리오 성장 기대와 더불어 이들 VC의 기업공개(IPO) 성과도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했다. 여러 VC의 투자를 받은 반도체 기업
씨엠티엑스(388210)·
세미파이브(490470) 등이 증시에 입성하며 투자자들의 회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대형 VC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장 VC들이 투자한 유망 포트폴리오가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이들의 시가총액도 동반 상승한 경향이 있다"라며 "앞으로도 이들 VC가 투자하고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유망 기업들이 투자 업계서 주목받을 경우 이들의 추가적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회수 전까지 '장부상 이익'…변동성 리스크 상존
다만 대형 VC를 중심으로 한 주가 급등세를 두고 시장 기대가 다소 앞서가고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일부 투자자들이 개별 VC의 펀더멘털보다 '어떤 포트폴리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가'에만 초점을 맞춰 투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창업투자회사 주식은 제조업체처럼 주가수익비율(PER)만으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한 테마 접근보다는 자기자본 규모와 보유 지분의 공정가치, 실제 회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VC가 투자한 유망 기업의 상장이나 매각이 곧바로 현금 회수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의무보호예수(락업)와 국내 증시 변수 등으로 인해 상장 당시 기대했던 회수 규모 대비 실제 거둬들이는 금액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벤처투자 육성 정책으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진 측면이 있지만 글로벌 정세 불확실성과 유가 변동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국제 정세도 투자하는 데 있어 고려 대상으로 꼽힌다.
결국 상장 VC의 기업가치를 판단할 때는 포트폴리오 기대감 외에 펀더멘털 점검도 병행돼야 한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질뿐 아니라 이를 떠받치는 재무 체력과 운용 역량이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VC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장 VC의 주가 적정성을 분석할 때 보유 중인 유망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회사가 보유 중인 자기자본 규모를 살펴봐야 한다"라며 "일부 VC의 경우 뛰어난 투자 역량에도 자기자본 관리 능력이 타사 대비 부족해 투자 업계서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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