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매각 활성화' 배드뱅크 정보수집 특례법 정무위 소위 통과
2026-03-31 15:46:09 2026-03-31 18:21:24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부실채권 매각 활성화를 위해 채무조정기구(채무조정법인)가 차주 동의 없이도 채무자의 소득·재산 정보를 수집·처리할 수 있도록 특례 규정을 신설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습니다. 장기 연체자 빚 탕감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배드뱅크)이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정보 수집 제한에 가로막혀 집행이 지연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지지부진했던 금융권 및 개인차주 채권 소각 작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차주동의 없이 정보수집" 신정법 특례
 
현행 금융실명법과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고객의 동의 없이 금융거래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 채무조정을 위한 신용정보 제공에 대해서도 예외가 적용되지 않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산하 배드뱅크가 매입한 채권 소각(채권자가 빚을 받을 권리를 포기해 채무를 없애는 것)을 신속히 집행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개정안은 채무조정기구(채무조정법인)가 차주 동의 없이도 채무자의 소득·재산 정보를 수집·처리할 수 있도록 특례 규정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신용정보법상에 채무조정기구가 채무조정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자료·정보를 일괄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개인신용정보 등 수집·활용 특례 조항을 제32조의 2로 신설했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캠코는 "신용정보법 개정 전에는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 및 그에 따른 채권 소각이 불가능하다"며 "신용정보법이 개정돼야 금융·가상자산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캠코가 지난달 9일 기준 새도약기금 관련 약 5493억원의 자금을 보유하고도 대규모 빚 탕감 집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못한 배경으로 풀이됩니다.
 
개정안은 또 차주 상환능력 심사 등 배드뱅크의 원활한 사업 수행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 범위에서 △관계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용정보회사 △가상자산사업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장 등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요청할 수 있는 자료 범위도 소득·부동산·차량·금융자산·가상자산·출입국기록 등 포괄적인 금융자산 정보로 넓혔습니다. 구체적으로 △가족관계 등록 사항 및 주민등록 전산정보 자료 △국세·지방세 관련 자료 △ 국민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립학교교직원연금·별정우체국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보훈급여 등 각종 연금·보험·급여 자료 △등기부등본·건축물대장·토지대장 등 부동산 관련 자료 △신용정보 △가상자산 관련 자료 등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배드뱅크'는 5000만원 이하의 소액 빚을 7년 이상 갚지 못한 개인 채무를 매입해 소각하거나 감면하는 제도입니다. 정부와 금융권은 8400억원을 조성해 배드뱅크가 최대 16조원으로 추산되는 개인들의 연체채권을 액면가의 5% 수준으로 사들여 대규모 빚을 정리하겠다는 구상을 기반으로 합니다.
 
금융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빛 탕감을 위해 이재명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재기 지원 프로그램인 배드뱅크는 능동적인 채무조정 방식으로 설계됐습니다. 역대 정부에서 가동됐었던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신청주의로 실질적인 수혜 규모가 적었다는 한계를 보완하고자 정부가 먼저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하고 개인 채무자들의 상환능력을 사후적으로 심사해 채무조정 또는 소각을 진행하도록 한 것입니다.
 
과거 정부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소상공인 및 서민 부채 정리를 지원한 프로그램은 △부실채권정리기금(김대중정부) △한마음금융 및 희망모아(노무현정부) △신용회복기금(이명박정부) △국민행복기금(박근혜정부) △장기소액연체자 지원(문재인정부) △새출발기금(윤석열정부) 등입니다. 정부를 거듭할수록 지원 금액과 대상 범위가 확대돼 왔습니다. 
 
8월 부실채권 전량매입 안갯속
 
지난해 발의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 5개월여 만에 다시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실제 특례가 적용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한 후에는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법안 통과가 확정됩니다. 이후에도 법이 공포된 이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됩니다.
 
금융위가 연체채권을 전량 매입하겠다고 약속한 목표 시점인 올해 8월까지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금융권 안팎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옵니다.금융권 관계자는 "정무위 소위를 통과하면서 연체채권 추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면서도 "금융위가 계획한 부실채권 정리 속도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에 걸쳐 출연금을 받아 갔는데, 막상 정리는 지연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배드뱅크 정부 예산 8400억원 중 절반인 4400억원은 금융권이 출연합니다. 업권별로 은행이 3600억원,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 여신업권 300억원, 저축은행 100억원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왼쪽) 진행 모습과 지난해 10월1일 개최된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 (사진=뉴시스, Gemini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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