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공모펀드 주식매매도 '그룹 일감' 됐다…계열 증권사 쏠림 논란
NH아문디·다올·하나, 계열사 비중 30~40%…수수료율도 높아
판매엔 25% 상한…운용 단계 제동장치는 전무
2026-06-09 06:00:00 2026-06-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5일 16: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주식 매매 집행(트레이딩) 주문을 계열 증권사에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경쟁력이나 매매 체결 능력을 갖춘 증권사를 찾기보다 계열사 수익을 우선시하면서, 공모펀드의 매매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투자자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AI 생성이미지)

'그들만의 리그'…계열 증권사에 쏠리는 주문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공모펀드 운용사 중 주식 매매 집행 시 계열 증권사를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은 NH아문디자산운용(40.89%)로 집계됐다. 이어 다올자산운용(35.26%), 하나자산운용(33.70%), 신영자산운용(30.54%), DB자산운용(29.15%) 순으로 계열사 의존도가 높았다. 국내 영업 중인 증권사가 60여 곳인 상황에서 같은 그룹 계열사에 전체 주문의 30~40%가 몰리는 것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직전 연도인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계열사 매매 비중 48.27%로 절반 비중을 차지하며 업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말마다 계열사 거래 비중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다. 2024년 말 39.25%에서 2025년 1분기에는 27.69% 하락했다. 같은 해 말 48.27%까지 증가했고, 2026년 1분기에는 다시 26.91%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말마다 계열사 몰아주기 행태가 반복되는 패턴이다. 이에 대해 본지가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에 연말 비중 급증 배경을 질의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
 
물론 계열사 거래 비중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다. 해당 계열 증권사의 주식 체결 능력이나 기관 영업 역량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면 투자자에게도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열사 매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거래 수수료율까지 업계 평균을 상회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확실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을 챙기며 그룹 전체의 이익을 키우지만, 그 과정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내지 않아도 될 비용을 지불하며 수익률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의존도 높은 곳, 수수료율도 높아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매매 수수료율을 살펴보면,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운용사들이 일제히 높은 수수료율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의존도가 높았던 운용사 중 하나자산운용이 9.72bp로 가장 높았고, 신영자산운용(9.69bp), 다올자산운용(9.68bp), NH아문디자산운용(9.37bp), DB자산운용(9.35bp)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NH아문디자산운용의 수수료율 변화는 눈에 띈다. 지난해 말 6.94bp에서 올해 1분기 9.37bp로 불과 몇 달 사이 2.43bp 급등했다. 이에 대해 NH아문디자산운용 측은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수수료율 차이가 계열사 집중 거래에서 비롯된 것인지, 소형주·비유동 종목 비중 등 운용 전략상 종목 특성에 기인한 것인지는 공시만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계열사와 비계열사 거래를 분리해 수수료 단가를 공시하는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계열사 의존도가 낮은 운용사들은 대체로 수수료율도 낮았다.

 

올해 1분기 기준 매매 수수료율이 낮은 순서대로 살펴보면 대신자산운용(2.22bp, 계열사 비중 6.31%), 피델리티자산운용(3.00bp, 계열사 비중 0%), 키움투자자산운용(4.25bp, 계열사 비중 12.68%), 삼성자산운용(4.77bp, 계열사 비중 2.78%), 타임폴리오자산운용(4.82bp, 계열사 비중 0%) 등이었다.
 

대형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계열사 거래 의존도를 꾸준히 낮추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계열사 매매 비중은 2024년 말 11.29%에서 2025년 말 8.97%, 올해 1분기 말 2.78%까지 꾸준히 낮아졌다. 수수료율 역시 전체 49개 운용사 중 네 번째로 낮은 4.77bp를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계열사 매매 비중이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곳들은 거래 수수료율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단순히 증권사 간 경쟁 체제로 주문을 배분하는 등 매매 비용 관리와 비교했을 때 계열사 거래 확대를 위해 펀드 투자자 이익을 뒷전으로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대다수 자산운용사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계열사 판매 관련 이슈가 되는 부분은 특정 증권사의 펀드 판매 잔고 중, 계열회사의 펀드 판매 수치가 특정 증권사 펀드 판매 잔고의 25%가 넘어가는 행위"라며 "이는 금융투자업규정에 의해 금지하고 있으며 해당 수치는 판매사에서 자체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펀드 '판매'에 국한된 규정일 뿐이다. 정작 펀드가 조성된 이후 내부에서 주식을 사고팔 때 발생하는 매매 집행(트레이딩) 주문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아무런 비율 제한이나 제동장치가 없다. 펀드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매매 수수료 일감을 계열 증권사에 고스란히 밀어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중개회사 선정에 대한 내부 지침에 따라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중개회사를 선정하고 있다"며 "현재 계열사 매매비중 관련 사전에 정해진 비율은 없고, 지침에 따라 정량적 기준으로 중개회사를 선정한다는 기본원칙에 따른 결과적 수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비중이 높을수록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이 그룹 내부로 고스란히 이전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운용사 모두 대답을 피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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