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상환하면 자본 깎이고 안 하면 신용도 훼손…보험사 영구채 딜레마
2.5조 영구채, 9월부터 콜옵션 만기 도래
기본자본 확충 막혀 K-ICS 하락 불가피
2026-07-09 06:00:00 2026-07-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6일 18: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사들이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5년 콜옵션 만기를 앞두고 자본관리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해당 채권은 스텝업 조항 탓에 원칙적으로 기본자본으로 인정받기 어렵지만, K-ICS 도입 당시 경과조치 덕에 지금까지 기본자본 역할을 해왔다. 조기상환에 나서면 그만큼 기본자본이 빠지고 상환을 미루면 시장 신뢰 훼손 부담이 커진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차환도 쉽지 않아 올 하반기부터 보험사들의 K-ICS 비율 방어 부담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약 2.5조원 규모 조기상환…상환 시 '기본자본' 감소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1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2023년 이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총 17건(발행 날짜별 기준)의 5년 조기상환 콜옵션 만기가 오는 9월부터 내년까지 서서히 도래한다. 발행금액 합계는 약 2조5110억원이다.
 
보험사별 만기도래 총액은 ▲교보생명 1조1149억원 ▲롯데손해보험(000400) 460억원 ▲푸본현대생명 400억원 ▲코리안리(003690) 3300억원 ▲농협생명 2500억원 ▲흥국화재(000540) 1200억원 ▲메리츠화재 1800억원 ▲KB라이프(당시 KB생명) 500억원 ▲한화손해보험(000370) 2350억원 ▲흥국생명 500억원 ▲iM라이프 950억원 등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본래 만기가 30년인 영구채 성격이나 채권 시장 관례상 5년 조기상환 시점에서 상환하거나 다른 채권으로 차환한다. 이번에 콜옵션이 도래한 채권은 지난 2021년~2022년 사이에 발행한 것들이다.
 
특히 교보생명 4700억원과 롯데손해보험 460억원은 콜옵션 만기가 당장 올 하반기로 예정됐다. 교보생명은 9월, 롯데손해보험은 12월이다. 이 외 나머지 15건은 모두 만기가 2027년 중에 분산돼 있다.
 
교보생명과 롯데손해보험(460억원 중 400억원)의 하반기 만기도래 건은 모두 공모로 발행했던 만큼 조기상환이 불가피하다. 만약 조기상환을 시행하지 않으면 채권 시장에서 신용도가 훼손된다.
 
채권을 상환하면 K-ICS 가용자본(기본자본+보완자본) 중에서도 기본자본이 깎이게 된다. 본래 K-ICS 도입 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스텝업(일정 기간이 지나면 채권 금리를 올림) 조항이 있는 것들로 기본자본에 들어갈 수 없다.
 
다만 2023년 K-ICS 도입 당시 경과조치 적용에 따라 예외를 둬 기본자본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따라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해당 채권 만기가 도래하면 발행금액만큼 대규모의 기본자본이 축소된다.
 
 
스텝업 없는 것은 발행 어려워…기본자본 K-ICS 낮은 보험사 부담
 
스텝업 조항이 딸린 기발행 신종자본증권을 스텝업 없는 신종자본증권이나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으로 차환하면 기본자본을 다시 확충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채권을 발행하려면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보험업계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문제로 배당가능 여력이 매우 제한적인 상태다.
 
K-ICS 도입 이후 스텝업 조항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는 DB손해보험(005830) 뿐이며 대부분 보험사는 사실상 발행이 불가하다. 앞서 언급한 보험사 가운데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곳은 교보생명, 메리츠화재, KB라이프 정도로 추정된다.
 
기본자본이 줄어들면 기본자본 K-ICS 비율(내년 1월부터 도입)이 보험사마다 그리고 채권 발행금액마다 적게는 5%p 내외에서 많게는 15%p 수준까지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기본자본 K-ICS 비율이 금융당국 예정 권고치인 50%를 하회하는 보험사는 관리 부담이 상당히 크다. 위 보험사 가운데 iM라이프,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정도가 있다. 이 중에서도 롯데손해보험은 기본자본 K-ICS 비율이 마이너스(-) 수치를 나타내는 곳으로 언급된다.
 
다만 iM라이프와 같이 신종자본증권을 공모가 아닌 최대주주 지원으로 사모 발행한 경우에는 조기상환 없이 계속 보유할 가능성도 따른다.
 
한편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도 조기상환을 하려면 일반 신종자본증권처럼 보험업감독규정과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라 특정한 요건(조기상환 후에도 기본자본 K-ICS 비율 80% 이상)이 필요한데, 2023년 이전에 발행한 것은 여기서 제외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조기상환 유지 요건은 내년부터 새로 발행하는 신규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것이고, 2023년 이전에 발행한 것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라면서 "해당 건은 보험사 입장에 따라 조기상환을 시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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