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민선 9기 김상욱 울산시장의 취임 첫 한 달은 거침없는 현장 행보와 과감한 개혁 작업으로 요약됩니다. 기존 계약의 한계와 '여소야대' 구도의 시의회를 설득해야 하는 가시밭길 속에서도, 김 시장은 시민불편 해소, 재정구조 개선, 공공부문 정상화를 향한 '현장 개혁 속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김 시장은 취임 첫날 시청 출입 게이트를 전면 개방하고, 1호 결재로 '120울산민원센터 추진 계획'에 서명했습니다. 부서 간 책임 떠넘기기를 차단하고 접수된 민원을 끝까지 책임지는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하면서 개혁의 신호탄을 쏜 것입니다.
'버스 노선 복원'·'시금고 금리 인상' 등 성과
김 시장의 개혁은 시민 체감도가 높은 정책 분야에서 먼저 성과가 나왔습니다. 민선 8기 때 버스 노선 개편으로 폐지됐던 126번 노선을 즉시 복원했으며, 9월까지 옛 123번과 307번 노선을 되살리는 등 연말까지 폐지·축소된 노선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할 방침입니다. 추가 차량 30대 확보를 위한 국비 지원도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7월21일 김상욱 시장과 BNK경남은행, NH농협은행이 울산시금고 금리 인상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울산시청)
시금고 금리 인상 역시 대표적 성과로 꼽힙니다. 김 시장의 재협상 요구를 시금고인 BNK경남은행과 NH농협은행이 수용하면서, 계약 기간 중임에도 금리가 전격 인상됐습니다. 1금고인 BNK경남은행은 정기예금 평균 금리를 0.38%포인트 올린 2.65%로, 2금고인 NH농협은행은 0.13%포인트 올린 2.39%로 각각 조정했습니다.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던 울산시금고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수입도 대폭 늘게 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보고서보다 현장을 중시하는 실용주의 행보도 두드러졌습니다. 김 시장은 장기간 방치돼 온 울주군 불법 폐기물 성토 현장을 직접 찾아 시·군 합동 조사와 유통 경로 추적을 지시, 기초지자체의 사후 처리에 머물던 문제를 광역지자체 차원의 조사와 제도 개선 과제로 확대했습니다.
공공기관·민간보조금 사업 개혁 '시동' 걸어
산하기관에 대한 고강도 점검도 이어졌습니다. 시설공단에선 문수컨벤션웨딩홀 예식 취소와 문수축구장 관람석 교체 논란의 의사결정 과정을 조사하도록 한 뒤 이사장의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경제일자리진흥원에 대해선 전체 직원 50명 중 17명이 경영전략실에 편중된 조직 구조와 미흡한 감사 기능을 지적했습니다. 산하 센터장이 선거 기간 청원휴가를 내고 선거 캠프를 방문한 정황에 대해서도 복무규정 위반 여부를 확인하도록 조치했습니다.
7월20일 김상욱 울산시장이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1331번지 일원에서 농지개량 불법성토 현장을 확인하고 주민 불편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울산시청)
시체육회엔 정치권 출신 집행부와 선거 때마다 산하 협회가 동원된다는 비판을 제기하면서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검토하도록 주문했습니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설립 목적을 다시 따지겠다는 취지입니다.
민간보조금 사업도 재검증에 들어갔습니다. 시민 체감도나 예산 효과가 낮은 체육대회와 축제, 문화행사를 면밀히 살펴보고, 대행·재위탁 과정에서의 회계 투명성을 집중 점검할 방침입니다. 이해관계와 언론이 복잡하게 얽힌 보조금 사업에 선출직 시장이 손을 대는 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과감한 행보라는 분석입니다.
김 시장은 정무 라인엔 전문 관료와 국회 출신 참모를 전면 배치했습니다. 경제부시장엔 경제관료 출신 신민식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조세정책본부장을, 정무수석엔 국회의원 시절 수석보좌관을 지낸 최형준씨를 발탁했습니다. 국비 확보와 대정부·대의회 협력을 겨냥한 포석입니다.
트램 재개·조직개편 놓고선 시의회와 갈등 중
그러나 개혁의 속도전은 여소야대 의회의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도시철도 1호선(트램)을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은 이미 체결된 계약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김 시장은 교통 혼잡과 사업비·운영비 부담을 들어 트램 중단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손해배상 없이 사업을 멈출 법적 근거를 찾지 못해 공사를 재개했습니다.
8월3일 김상욱 울산시장이 남구 삼산동 페인트 창고시설 화재 현장에서 소방본부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사진=울산시청)
조직개편도 당초 구상에서 물러선 끝에 시의회 문턱을 겨우 넘었습니다. 울산시는 노동정책위원회와 감사청렴위원회 신설을 제외하고, 증원 규모를 41명에서 37명으로 줄였습니다. 수정안 처리를 통해 가까스로 산업 인공지능 전환(AX)과 시민주권 행정을 추진할 기반은 마련했지만, 노동·감사 분야의 독립기구 신설은 별도 조례 제정 과제로 남았습니다.
다만 시의회와의 갈등 여진은 여전합니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김 시장의 유튜브 소통 방식을 두고 '관종병'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언급하며 "시정 업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시의회는 울산시의 조직개편안을 처리한 날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를 제도화하는 조례도 가결해 김 시장의 기관장 인선에 대한 검증 권한도 강화했습니다.
결국 김 시장의 취임 첫 한 달은 현장 개혁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여소야대 시의회라는 현실적 제약을 명확히 확인한 기간이었습니다. 김 시장이 특유의 현장성과 돌파력을 실행 가능한 대안과 협상·조정력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지가 향후 시정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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