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평균 가동률 100% 넘겼다…3년치 일감에 증설 ‘속도전’
수주잔고만 200조↑…추가 수요에 ‘포화’
설비 개선·해외 거점 확충…건조능력 확대
2026-08-17 13:10:46 2026-08-17 14:22:2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대형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3년 치가 넘는 일감을 확보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조선소 평균 가동률이 일제히 100%를 넘어섰습니다. 이미 도크와 슬롯이 상당 부분 차 있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선박 발주 증가와 한미 조선 협력에 따른 추가 수요까지 예상되면서, 조선사들은 생산설비 투자와 해외 생산 거점 확충 등을 통해 건조 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조선소. (사진=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
 
17일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조선 부문 평균 가동률은 HD한국조선해양 106.1%, 삼성중공업 100.2%, 한화오션 100.0%로 집계됐습니다. 평균 가동률이 100%를 넘어섰다는 것은 정규 조업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생산능력 이상으로 설비를 가동했다는 의미로, 휴일이나 야간 작업 등을 통해 밀려드는 건조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내 조선사들이 풀가동에 나선 배경에는 높은 수주잔고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 인도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고는 761억달러(약 110조원), 삼성중공업은 355억달러(약 51조원), 한화오션은 338억달러(약 49조원)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약 3년6개월 치 일감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며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역시 3년 안팎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추가 수주 여력입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유조선(VLCC) 등 에너지 운반선 발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상당수 도크와 슬롯이 채워져 있어 신규 물량을 추가로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높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높은 선박을 골라 받는 선별 수주에는 유리하지만, 앞으로 발주가 더 늘어날 경우 생산능력 부족으로 수주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히 미국 함정 시장 진출 가능성이 구체화하면서 추가 수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자국 조선소에 상당한 규모를 투자한 외국 조선업체가 미 해군 함정 초기 물량을 최대 2척까지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습니다. 대상에는 수상전투함과 군수지원함, 차량을 직접 싣고 내릴 수 있는 롤온·롤오프(Ro-Ro)선 등이 포함됩니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가 본격화할 경우 국내 조선사들의 일감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모습. (사진=한화오션 제공)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은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대규모 신규 도크 건설보다는 기존 설비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해외 거점을 확충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노후 크레인 교체와 생산설비 개선 등에 향후 3460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HD현대베트남조선의 부두 확장 등을 통해 연간 건조 능력을 현재 15척 수준에서 2030년 23척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한화오션은 올해 하반기 6896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해 초대형 부유식 도크와 6500톤급 해상 크레인 도입 등에 나설 예정입니다. 여기에 2024년 인수한 미 필리조선소에는 50억달러를 투자해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건조 능력을 최대 20척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최근에는 미 해군·해안경비대 함정을 건조하는 오스탈 USA 인수까지 추진하며 미국 내 생산 거점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생산설비 개선과 스마트 조선소 고도화 등에 3308억원을 투자해 기존 야드의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숙련 인력 확보와 더불어 자동화·공정 효율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설비 개선과 스마트야드 고도화를 통해 작업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기존 야드에서 더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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