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팔고, 미국은 쌓고…엇갈리는 한미 비트코인 전략
한국, 현행 가이드라인상 '취득 후 매각' 원칙 기조
연말 기본법 초안서 비트코인 장기 보유 여부 쟁점
2026-08-20 15:42:26 2026-08-20 16:04:01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우리나라와 미국이 정부 보유 비트코인을 두고 서로 다른 관리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할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규정한 반면, 한국은 취득한 가상자산을 매각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두고 있습니다. 정부가 가상자산을 국가 자산 관리 체계에 본격 편입하기로 한 만큼, 향후 우리도 미국처럼 일부 가상자산을 장기 보유할지 주목됩니다.
 
(이미지=챗GPT)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K-Asset 혁신 프로젝트' 발표를 통해 가상자산을 국가 자산 관리 대상으로 법제화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중앙정부가 보유한 가상자산은 약 780억원 규모입니다. 정부는 몰수·기부 등으로 국가가 취득하는 가상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취득부터 관리, 처분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관리 체계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현재 한국의 가상자산 관리 체계는 장기 보유나 운용보다 처분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본지 취재 결과 재정경제부는 현행 가이드라인상 국가가 가상자산을 취득하면 매각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 가이드라인은 취득하면 바로 매각하는 형태"라며 대량의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려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는 신중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새 관리 체계에서도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과 시장 교란 가능성이 주요 고려 대상입니다. 정부는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과 저유동성 자산 매각에 따른 시장 교란 가능성을 고려해 처분 기준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취득 직후 경매를 원칙으로 하되 시장 충격이 우려될 경우 분할 경매 등을 허용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미국의 접근은 다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행정명령을 통해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을 만들었습니다. 범죄·민사 몰수 등을 통해 미국 정부가 최종 취득한 비트코인을 준비금에 편입하고, 이 비트코인은 원칙적으로 매각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백악관은 비트코인의 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다는 희소성과 가치저장 기능을 전략적 준비금 도입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같은 정부 보유 비트코인을 두고 미국은 장기간 보유할 전략자산으로, 한국은 가격 변동과 시장 충격을 관리하며 처분할 자산으로 접근하고 있는 셈입니다. 미국 정부는 과거 압수한 비트코인을 일찍 매각하면서 납세자가 170억달러 이상의 가치 상승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도 '매각 원칙'을 최종 방침으로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유동성이 높은 가상자산과 거래량이 적은 가상자산의 관리 방식을 달리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재정부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특정 가상자산을 장기 비축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나라 여건에서 비축까지 갈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상자산의 종류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향후 연구와 입법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연내 민관 합동 작업반과 연구를 거쳐 국가자산기본법 초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향후 논의에서는 단순히 가상자산을 국가 자산 범주에 포함하는 것을 넘어 국가가 취득한 가상자산을 어떤 기준으로 보유하고 처분할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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