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3군 사관학교 존치냐? 통합이냐? 해법은 있다
육사 지방 이전으로 출구전략을 찾자
2026-08-31 16:37:34 2026-08-31 16:37:34
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한 참석자가 생수병을 든 채 발언하고 있는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에게 다가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주 국군사관학교 창설 관련 1차 공청회가 고성과 항의, 욕설까지 오가는 혼란 속에 마무리됐다.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하겠다는 국방부와 현행 사관학교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 측의 입장은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공청회가 정책에 대한 생산적인 토론의 장이 되기보다 서로의 주장만 확인하는 자리로 끝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같은 논쟁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 것일까. 필자는 '3군 사관학교 존치냐, 통합이냐'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 현실적인 제3의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 해법으로 육군사관학교의 지방 이전을 제안한다.
 
국방부가 추진하는 3군 사관학교 통합에는 합동성 강화와 미래전 대비, 학령인구 감소, 예산 효율성이라는 명분이 있다. 그러나 육사·해사·공사라는 각 군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가진 교육기관을 하나로 묶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사관학교는 단순히 장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아니다. 각 군의 역사와 전통, 교육체계와 조직문화가 축적된 상징적인 기관이다. 통합을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조직, 시설은 물론 수십 년간 이어온 전통과 정체성까지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현행 체제를 무조건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인공지능(AI)과 드론, 우주, 사이버 등 새로운 전장 영역이 등장하면서 육·해·공군의 합동성과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통합도, 무조건적인 존치도 아니다. 특히 사관학교 개편을 논의하는 공청회에서 고성과 욕설이 등장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결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반대 의견은 당연히 제기할 수 있지만, 국가와 군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라면 더욱 냉정하고 품격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육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육사가 반드시 서울에 있어야 할 이유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육사 이전을 원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특히 국방부가 3군 사관학교 통합과 관련해 대전 자운대 지역을 거점으로 검토하고 있다면, 육사를 이곳으로 이전해 교육시설을 현대화하고 AI·드론·우주·사이버 등 미래전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동시에 해사와 공사는 각 군의 전문성을 유지하고, 3군 사관학교 간 합동교육과 교류를 확대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각 군 사관학교의 전통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통합이 추구하는 합동성 강화라는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할 수 있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사관학교 통합 반대가 58%로 찬성 30%보다 높게 나타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여론조사만으로 국방정책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정책이라면 더욱 치밀한 설명과 검증,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국방부는 통합이라는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의견을 듣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대 측 역시 ‘무조건 존치’만을 주장해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이제 양측 모두 한 발씩 물러설 필요가 있다.
 
3군 사관학교를 없애는 대신 육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 이것이 사관학교의 전통과 각 군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국방개혁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다. 통합이냐 존치냐의 소모적인 대립을 넘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제3의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로 그것을 원하고 있다. 이제는 갈등보다 타협, 주장보다 대안이 필요한 때다. 3군 사관학교 존치냐, 통합이냐. 해법은 분명 있다.
 
 
용홍근 예비역 공군중령·시사안보 칼럼리스트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