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동지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은 여권의 세대 기반인 40·50대의 이탈이 결정적이었습니다. 20·30대 지지율이 여전히 30%대 안팎의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40·50대 지지율마저 40%대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한 것인데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때 지지율 추이와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전통적 지지층 이탈이, 문 전 대통령은 청년층 이탈이 뼈아팠는데요. 이 대통령의 경우엔 두 전직 대통령 임기 때 일어난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노무현 '집토끼 이탈', 문재인 '청년층 민심 이반' 반복
31일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8월24~28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시작된 7월 2주 차 조사 이후 최근 8월 4주 차 조사 때까지 40대와 50대 지지율은 10%포인트 이상 빠졌습니다. 40대 지지율은 59.3%에서 43.6%로, 50대 지지율은 56.6%에서 40.8%로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20대 지지율도 34.2%에서 28.2%로 6.0%포인트 줄었습니다. 30대 지지율은 34.7%로 별다른 변화는 없었습니다. 다만 20·30대 지지율은 다른 세대 지지율과는 다르게 20~30%대 지지율로 상당히 낮게 형성돼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입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배경은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임기 때 지지율 하락 이유와 비슷한 상황인데요. 이 대통령의 경우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이 직면했던 집토끼 이탈과 청년층 지지 기반 균열을 동시에 겪는 형국입니다.
부동산 정책을 제외하면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이유는 개별적입니다. 노 전 대통령 사례를 보면 이라크 파병 결정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대연정 제안으로 인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등 4대 개혁을 마치지 못해 끝내 지지율 반등에 실패했습니다.
사안별로 보면 이라크 파병 결정으로 촉발된 진보·개혁 지지층 이탈은 한·미 FTA 추진으로 가속화했고, 4대 개혁 입법 추진 실패는 노 전 대통령의 '개혁 이미지'를 반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제1야당이었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과의 대연정 승부수를 던졌는데, 오히려 국정 주도권을 잃었다는 인상만 남기면서 '집토끼' 이탈을 부추겼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흔들린 주된 이유는 이른바 '조국 사태'였습니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입시·사모펀드 의혹이 문재인정부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소재가 된 겁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또 한 차례 공정성 논란을 키웠습니다.
이런 와중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 구도를 형성하면서 지지율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여기에 조국 사태와 인국공 사태 이후 성난 민심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도시 투기 사태가 겹치면서 청년층 이탈 속도는 빨라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기 위해 상춘재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취임 후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발목잡힌 '국정 동력'
이 대통령은 청년층과 40·50대 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이 동시에 이탈하면서 지지율 하락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됐습니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여권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대립으로 4050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고, 주식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인해 2030 지지율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부동산 정책 문제가 지지율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27일 첫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주요 변곡점마다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대규모 공급 방안을 내놓거나 토론회 등을 통해 정부 기조를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 대통령 명의의 분당 아파트 매각 과정에서 17억여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부동산 관련 발언이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됐습니다.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이전 민주 정부에서도 반복됐던 일입니다. 노 전 대통령 당시에는 2003년 10·29 대책을 시작으로 종합부동산세, 다주택자 양도세 등 고강도 대책에도 집값이 뛰면서 2006년 말 지지율이 20%까지 떨어졌습니다. 문 전 대통령 역시 집값을 잡겠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같은 기조로 임기 후반을 맞았는데, 집값 상승이 정책 불신으로 이어져 2021년 신년사에선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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