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제국의 두 얼굴)③(단독)연장 해도, 안 해도 걱정…'계륵' 된 SPC 가맹계약서
"투자비 못 뽑아 당장 못 그만둬"…'울며 겨자 먹기' 재계약
"매출 2배 뛰어도 마진은 반토막"…갑질·역마진에 신음
2026-09-01 16:47:55 2026-09-01 17:03:00
[뉴스토마토 김양균·이수정·차철우·이혜지 기자] "속았다", "노예 구조다", "어쩔 수 없이 한다" SPC 가맹점주들의 분통 섞인 목소리입니다. 점주들은 가맹본부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음에도 재계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습니다. 수억 원을 들인 매장을 당장 폐업하면 투자금 회수는커녕 양도·양수조차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낮은 영업이익률과 잦은 할인 행사, 인건비·임대료 부담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지만, 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매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뉴스토마토>가 지난달 18~28일 SPC그룹의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 3곳(파리바게뜨·던킨·배스킨라빈스) 점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맹본부(SPC·비알코리아)와의 재계약 의사를 묻는 항목에서 찬성과 반대는 각각 51.2%(84표)와 50.3%(82표)로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다만 계약 연장을 선택한 점주들조차 만족해서라기보다 ‘투자금 미회수’나 ‘출구전략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찬반 수치상 차이는 미미하지만, 결정 사유를 들여다보면 점주들이 체감하는 가맹본부의 실태와 처한 현실이 명확히 나타납니다.
 
SPC 점주 프랜차이즈 만족도 조사 자유서술에서 전체 언급 건수 106건 중 36.8%(39건)이 가맹본부의 정책,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역마진까지…SPC 가맹사업자 생존 아우성  
 
조사 응답자 95명의 자유서술 답변(총 106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가맹본부의 일방적 정책·소통 부재·갑질(상생 의지 부족)'(36.8%, 39건)이었습니다. 한 점주는 "본사의 일방적인 정책과 강요 압박이 있다"며 "가맹점을 본부의 '앵벌이' 취급하는 운영진의 마인드를 더는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수익성 및 마진 악화' 관련 답변이 18.9%(20건), '과도한 할인 행사 및 프로모션 부담'이 14.2%(15건), '투자금 회수 불가에 따른 불가피한 연장'이 12.3%(13건)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점주들은 "마진율이 너무 낮다", "본사가 가져가는 몫이 커 남는 게 없다"고 입을 모았으며, 비수기에는 "역마진까지 발생한다"는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한 점주는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계약 연장을 할 수밖에 없다"며 "당장 그만두고 싶지만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불투명한 정산 시스템·현금결제·이자놀이 의혹'은 6.6%(7건)를 차지했습니다. 점주들은 본사의 "365일 할인 의존 정책"으로 인해 마진율이 깎여 나간다고 지적했습니다. 경기도에서 SPC 매장을 운영하는 A 점주는 "행사 여부에 따라 매출이 2배 이상 차이 나기도 하지만, 매출이 오른다고 손에 쥐는 돈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라며 "행사에 참여하면 마진율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결국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높은 노동 강도와 휴무 공백 등 열악한 운영 환경으로 인해 계약을 포기하고 싶다는 응답(5.7%, 6건)과 '근접 출점 및 과밀 경쟁'을 지적한 응답(5.7%, 6건)도 동률을 이뤘습니다. A 점주는 "좀 버틸 만하다 싶으면 옆에 신규 가맹점이 들어선다"며 "본사가 점포 간 경쟁을 유도하는 바람에, 한 매장으로 유지되던 상권이 배달 상권까지 겹치면서 양쪽 모두 어려워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호소했습니다.
 
수익성·마진 관련 답변은 18.9%(20건), 과도한 할인 행사 및 프로모션 부담은 14.2%(15건)으로 나타났다. (사진=김양균 기자)
 
출구 전략 없는 점주들…SPC "지원 넓힐 것"
 
A 점주는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 퇴직금에 대출까지 받았습니다. 그는 "쉬는 날 없이 일했지만 인건비보다 조금 더 가져가는 수준이었다"며 "창업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 간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프랜차이즈의 구조 자체에 주목합니다.김 의원은 "가맹본부는 점포 수가 늘어날수록 매출과 수익이 늘어나는 반면, 점주는 인근에 동일·유사 가맹점이 계속 생기면 매출과 수익이 깎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 역시 점주들의 '출구전략 부재'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김 팀장은 "점주들이 5년 내 폐업하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도산에 이르게 된다"며 "폐업하더라도 원상 복구와 철거 등 창업 투자금 이상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어 빠져나오기 힘든 늪에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SPC 그룹 관계자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점포 운영 부담 완화와 매출 활성화, 경쟁력 강화, 복리후생 등 각 브랜드의 특성과 가맹점의 실질적인 필요를 고려하고 있다"며 "연간 2000억원 이상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허영인 상미당홀딩스 회장의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부회장과 차남 허희수 비알코리아 사장이 지난달 1일 SPC 임원으로 복귀했습니다. 이들이 향후 향후 가맹점주와의 갈등을 풀어내고 상생 관계를 개선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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