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론’에도 끊이지 않는 미·일 투자설…SK하이닉스 생산기지 주목
인텔 협력·일 반도체 투자 등 잇단 거론
메모리 초과수요·현지생산 요구 배경
“인프라, 통상, 보조금 변수 고려 해야”
2026-09-20 13:46:48 2026-09-20 14:31:20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SK하이닉스(000660)를 둘러싼 해외 생산기지 투자설이 잇따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SK하이닉스는 연이은 투자설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해외 생산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는 모습입니다.
 
SK하이닉스 미국 인디애나 팹(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의 미국·일본 생산기지 투자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18일(현지시각)에는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이 뉴욕주 북부에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인텔이 건설 중인 미국 오하이오 공장 일부를 임차하거나 인텔·클라우드 업체와 합작법인(JV)을 구성해 메모리를 생산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며, 지난달 말에는 일본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 설립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이런 투자설에 모두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잇단 투자설의 배경에는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생산능력 확보 필요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메모리 전반의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메모리 공급 확대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메모리 수급 상황에 대해 “공급업체들의 재고는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각국은 보조금과 세제·인프라 지원 등을 앞세워 생산시설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생산해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성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우선 국내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용인 Y2와 청주 M17 공장에 각각 35조2000억원, 19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했습니다. 서남권에도 약 400조원을 투입해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내놨습니다.
 
다만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이 곧바로 해외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높은 건설·인건비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 등이 부담입니다. 인텔의 오하이오 공장처럼 당초 로직 반도체 생산을 염두에 둔 시설을 메모리 생산에 활용하려면 추가 설비투자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첨단 D램이나 HBM 등 첨단 칩 생산을 위해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 이전이 수반될 경우 관련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도 변수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캐파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해외 생산기지 건설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공장은 전력·용수·토지·인력 등 인프라 요소와 통상, 보조금 지원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해 쉽사리 투자를 결정지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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