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이재명정부의 검찰개혁으로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수장 인선 소식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검찰 출신인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가 과거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에 반대했던 이력 때문에 검찰개혁 진정성 의문을 받는 영향인데요.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여당 안에서도 임명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년 전 검수완박 반대가 발목…개혁 진정성까지 의심
30일 국회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중수청은 오는 2일 공식 출범합니다. 현재로선 청장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개청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중수청 개청을 하루 앞두고도 청장 임명이 늦어지는 건 김 후보자의 이력 때문입니다. 특히 중수청이 공소청과 함께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나눠 갖는데,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개혁 예고편에 해당하는 검수완박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영향이 큽니다.
앞서 김 후보자는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2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수완박 반대 근거로 쓰일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경찰 수사로 규명하지 못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통해 밝혀낸 사건을 나열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간담회 도중 "죄를 지은 피의자는 엄벌을 받아야 하고, 죄를 짓지 않은 피의자는 처벌을 받으면 안 된다"며 "이걸 명확히 하려고 보완수사를 하는 건데 그걸 하지 말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검찰 수사권 박탈에 반대했던 김 후보자가 초대 중수청장으로 지명되자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수사와 기소 분리, 검찰개혁에 반대했던 사람이 중수청장으로 오는 게 맞는지 심사숙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지명 이후 "과거 보완수사 필요성을 주장했던 건 검찰을 위해서가 아닌 범죄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없어야 한다는 우려와 신념 때문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 경위 설명에도 여당 내 견제는 이어졌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과거 행적을 가볍게 볼 수 없다"며 "지금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원칙에 분명히 동의하고 있는지, 입장이 바뀌었다면 언제, 왜 바뀌었는지 먼저 설명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형사사법 개혁의 대원칙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며 개혁 진정성을 드러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친윤 검사' 문제 제기에 직접 나선 여당 대표
김 후보자가 중수청 개청과 함께 임기를 시작하지 못할 상황에 놓인 이유는 또 있습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신설되는 조직에 검찰 출신인 김 후보자가 초대 중수청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여당 안에서 표출된 겁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검찰청을 폐지한다면서 새 중수청의 설계는 다시 검찰 출신들이 맡고 있다"며 "검찰청을 폐지한 것인가, 검찰청에 새 간판을 만들어준 것인가"라고 따졌습니다.
김 후보자 출신에 기인한 임명 반대 주장은 조국혁신당에서도 나왔습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김 후보자 지명을 두고 "검찰개혁이 아니라 '검찰 개명'"이라고 비판했는데요. 김 후보자가 친윤 행보를 보인 점도 신 대표 비판 지점이었습니다. 이와 관련, 신 대표는 "초대 중수청장 후보에 검찰 출신, 그것도 윤석열 검찰총장을 편드는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사람을 앉히겠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강경파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 후보자를 친윤 검사로 규정한 김 의원은 "초대 청장 자리를 비워두는 한이 있더라도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에게 결단을 요청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후 이뤄진 첫 검찰 인사에서 좌천됐고, 약 1년 뒤인 2023년 9월 퇴직했다"며 "검찰에 재직하는 동안 특정인과 가깝다고 분류되거나, 특정인과 가깝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은 사실 또한 전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중수청장으로 임명된다면 국민의 권익 보호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초대 중수청장으로 김 후보자가 낙점된 이후 여당 안에서도 반대 의견은 물론 지명 철회 요청까지 나오자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 22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가급적 내부에서 건의하는 방식으로 (의견 표명을) 하는 것이 좋다"며 "여당 국회의원 정도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의사 표현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특히 이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 지명 철회 결단을 요구한 김용민 의원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보임해야 한다는 댓글에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라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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