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K-농업…소득·기술·CPTPP 모두 '위기'
농가 경영비 16.4% '껑충'
농업소득 4년 전 수준 밑돌아
중·일에 역전당하는 '농업 기술'
수입 확대·CPTPP 악재
"생산비·R&D·통상·소득안정 강화 절실"
2026-09-28 16:25:15 ㅣ 2026-09-28 16:57:46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K-농업이 내우외환의 깊은 늪에 빠지는 모양새입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농업경영비 폭등으로 농가 실질 소득이 줄고 있는 데다, 미래성장동력인 농림수산·식품 분야의 기술력도 주요국 중 최하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 물가안정용 저율관세 수입 확대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이라는 시장 개방 악재가 더해지고 있어 K-농업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재관 민주당 의원실의 농림축산식품부 자료 분석을 보면, 최근 4년간(2021~2025년) 평균 농가소득은 4775만9000원에서 5466만7000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직불금 등 정부의 이전소득과 농외소득이 늘어난 착시효과라는 지적입니다.
 
2026년 7월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농자잿값 폭등! 농산물 가격 폭락! 근본대책 촉구! 전국농민대회'에서 양파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 농사를 지어 번 ‘평균 농업소득’은 2021년 1296만1000원에서 2022년 948만5000원으로 급감했습니다. 2025년에는 1170만7000원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4년간 9.7% 감소한 수준입니다.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 비중도 2021년 27.1%에서 2025년 21.4%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이전소득 비중은 31.0%에서 36.4%로 높아져 농가 생계의 정부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농업경영비는 4년간 16.4% 급증했고 금융·보험료 급등과 인건비·에너지·원자재 가격의 일제 상승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정부는 가격 변동성에 따른 농가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농산물가격안정제’를 본격 가동할 방침입니다. 농산물 도매가격이 평년 가격의 80%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보전하는 방안이나 효과성에 대한 입증 등 실효적 데이터 축적까지는 5년 등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농가 경영난을 풀 기술혁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서삼석 민주당 의원의 분석을 보면, 2024년 기준 K-농림수산·식품 기술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인 미국 대비 84.2%(격차 3.1년)에 그치고 있습니다.
 
주요 5개국(미국·유럽연합·일본·중국·한국) 순위에서도 최하위입니다. 식량안보 핵심인 저항성·고기능성 품종개발, 유용유전자·유전자원 개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수산양식 등 3개 기술이 5개국 중 5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2026년 9월22일 경기 수원시 국립농업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논에 세워진 허수아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저항성·고기능성 품종 개발’ 기술 수준은 2022년 81.0%에서 2024년 79.0%로 하락한 반면, 중국은 85.0%에서 90.0%로 상승해 한·중 간 기술격차가 11.0%포인트로 확대됐습니다. ‘ICT 기반 수산 양식’도 일본·중국에 추월당한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농촌진흥청의 '신농업기후변화대응체계구축' 2027년 예산을 2026년(232억 5700만 원) 대비 9%(21억원) 감축키로 했습니다. ‘역행 행보’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시장 개방 기조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양파(2만645톤), 마늘(1만4467톤), 고추(7185톤) 등 주요 농산물 할당관세·저율관세할당(TRQ) 수입을 확대하고 수입 과일 할당관세를 연장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CPTPP 가입 여부 판단을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착수하면서 농가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농업 전문가들은 “농업경영비 절감 지원책을 강화하고 취약 농업기술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증액하는 동시에, CPTPP 협상 시 민감 품목 보호 장치 확보, 농산물가격안정제의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농가 소득 안전망을 완성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2026년 7월6일 경북 마늘경매식집하장에 농민들이 마늘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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