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보틱스가 가져올 ‘바이오경제’ 주목하라”
신약 개발 단축 바이오파운드리부터 전력 필요 없는 의수, 환경 유익 배양육 경제성 무궁무진
2026-10-01 15:04:00 ㅣ 2026-10-01 15:04:00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생물학적 자원과 지식, 기술을 경제 활동의 기반으로 삼아 지속가능성을 추구한다는 개념의 ‘바이오경제(Bio econony)’.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합성생물학 등 첨단 생물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장차 바이오경제로의 전환에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와 눈길을 끕니다. 
 
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후이민 자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UIUC) 교수와 쇼지 타케우치 동경대 교수를 만났습니다. 후이민 자오 교수는 합성생물학·효소공학·바이오파운드리 분야 석학이고, 쇼지 타케우치 교수는 조직공학 및 바이오하이브리드 시스템 분야 권위자입니다. 
 
이들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건강·에너지·지속가능성 분야의 난제를 해결코자 합성생물학·AI·실험실 자동화 기술 등을 개발·응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모두 2026 한국생물공학회 학술대회 참가를 위해 방한했습니다. 후이민 자오 교수는 “바이오파운드리 기술이 있으면 항체 기반 신약을 매우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며 AI 기술의 바이오 접목 효용을 설명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합성생물학 등 첨단 생물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장차 바이오경제로의 전환에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왼쪽부터)쇼지 타케우치 동경대 교수, 후이민 자오 미국 일리노이 대학 UIUC 교수. (사진=김양균 기자)
 
“AI 기반 바이오파운드리, 신약 개발 기간 단축 가능”
 
후이민 자오 교수는 AI, 합성생물학, 실험실 자동화 기술의 개발과 응용에 주력하고 있는 학자입니다. 특히 그는 합성생물학의 허브로 불리는 ‘바이오파운드리(Biofoundry)의 유용성을 강조합니다. 자오 교수는 일리로이드 대학의 일리아크(ILLIAC) 슈퍼컴퓨터에서 착안한 일리노이 첨단 바이오 제조 바이오파운드리를 고안한 인물입니다. 그는 “AI로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고, 바이오파운드리나 화학·소재용 자율실험실로 실험을 수행하고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며 “그러면 AI가 데이터 해석을 돕거나 가설까지 다듬어 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I 기반 바이오파운드리가 있으면 개발 주기를 크게 단축할 수 있어 제약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항체 기반 신약을 매우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AI 관련 바이오 안전 문제에 대해 “정부 규제와 감독은 필요하지만, 새 기술의 발전을 막을 만큼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해서는 안 된다”며 “AI에 대한 국제 협약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바이오파운드리는 합성생물학에 로봇·AI를 도입해 새로운 바이오 시스템 제작을 위한 설계(Design)-제작(Build)-시험(Test)-학습(Learn)의 각 단계를 자동화 및 고속·고처리량으로 구동하는 고도화된 바이오 인프라 시설을 말합니다. 운영 주체에 따라 공공과 민간 바이오파운드리로 구분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공 바이오파운드리의 형태로 구축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 낫게 만들기 위한 기술로 바이오경제 전환
 
또한 20여 년간 조직공학과 마이크로 유체공학 연구를 통해 3차원 조직 제작 기술을 개발한 쇼지 타케우치 교수는 신경·심장·췌장 조직 골격근·신경근접합부 등 비롯해 고감도 분자 검출용 센서, 체내 생체 분자와 반응하는 리액터, 로봇을 구동하는 장비 개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진짜 근육을 만들게 되면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스테이크를 만들어 에너지원으로 먹을 수 있고, 살아 있는 뉴런으로 인공 신경망을 만들면 뇌의 회로를 모방해 적은 에너지로 고도의 병렬 연산을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중국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산업과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바이오하이브리드 로봇 기술 자체를 임상에 적용할 수 있다”고 산업 파급 가능성을 설명했습니다. 가령, 살아 있는 근육으로 구동되는 바이오하이브리드 손을 제작해 사람에게 이식하면, 해당 의수는 전력 없이도 움직일 수 있어 환자에게 유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장기를 만들면 로봇에 쓸 수도 있고 사람에게 이식할 수도 있어 재생의학 등에 좋은 응용이 될 수 있다”며 “제작한 조직 자체를 약물 시험 모델로 쓸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기계가 인간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미래가 도래했을 때, 인간인지 기계인지 차이를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미래에는 인간과 기계를 정의하고, 인간과 생명이 무엇인지를 고찰하는 학문이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쇼지 타케우치 교수는 “합성생물학은 생명을 이해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생명과 유사한 것들을 활용하는 산업”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디스토피아가 아닌 우리 사회를 더 낫게 만들기 위한 바이오 기술의 방향이야말로 바이오경제 전환의 핵심이라고 이날 기자가 만난 과학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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