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빨대' 논란 뒤엔…국가직 6년, 돈은 여전히 지방
국비 비중 14.9%→10.7%로 뒷걸음…인건비 교부세 지원은 8.6%뿐
경기 소방 인건비 5년간 3932억원 늘 때 국비는 19억원 증가 그쳐
내년 소방안전교부세 27.6% 감액…경기도는 교부세 집행률 전국 17위
2026-10-20 17:43:36 ㅣ 2026-10-20 19:09:38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은 부적절한 표현과 별개로 소방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소방 예산의 약 90%는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2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정의 국비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소방관들이 반발하자 민주당은 16일 이용우 대변인 서면 브리핑으로 사과했고, 추 지사도 19일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다시 사과했습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논란의 배경에는 이름만 국가직인 소방공무원에 대한 재정 구조가 있습니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1일 국가직으로 바뀌었지만 지방자치법 제13조는 지역의 화재 예방·진압과 구조·구급을 여전히 지자체 사무로 규정합니다. 지방재정법 제20조는 자치사무 경비를 지자체가 전액 부담하게 하고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올해 1월 낸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의 취지는 달성되고 있는가' 보고서를 보면 소방 예산의 국비 비중은 2019년 7%에서 2021년 14.9%로 올랐다가 지난해 10.7%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소방공무원 인건비 예산 6조3632억원 가운데 소방안전교부세로 지원된 금액은 5476억원으로 8.6%에 그쳤습니다. 보고서는 기획재정부(현 기획예산처)가 "소방사무가 지방사무이고 지방정부가 맡고 있으므로 지방정부가 재정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적었습니다.
 
경기도도 다르지 않습니다. 경기 소방 인건비는 2021년 8041억원에서 올해 1조1973억원으로 3932억원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국비는 902억원에서 921억원으로 1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고, 나머지 3913억원은 도비로 메웠습니다.
 
국가직 전환은 문재인정부 당시 추진됐습니다. 2019년 11월 지방교부세법 등이 개정되면서 담배 개별소비세 가운데 소방안전교부세 몫은 20%에서 45%로 올랐지만, 국가가 인건비를 직접 부담하는 장치는 없습니다.
 
내년에는 소방안전교부세가 오히려 줄어듭니다. 9월3일 국회에 제출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소방안전교부세는 7605억원으로 올해 1조502억원보다 2897억원(27.6%) 감소했습니다. 기획예산처는 "올해 포함됐던 1100억원의 추가 정산분이 내년에는 빠지는 데다 담배 소비세 수입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감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경기도의 지난해 소방안전교부세 집행률은 95.37%로 전국 18개 시도 가운데 17위였습니다. 전국 미집행액 101억원 가운데 59억원이 경기도 몫이었습니다.
 
정치권은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국비 비율이 10%에 불과한 부분에 대해 법 개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고, 같은 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소방재정지원 및 시·도 소방특별회계 설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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