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전기차 지원의 역설)②보조금 줄고 판촉 늘고…완성차 수익성 압박
상반기 점유율 기아 상승·현대차 하락
영업이익률은 7.7%·5.6%로 동반 하락
인센티브 비용 부담에 보조금도 바닥
2026-10-30 07:00:00 ㅣ 2026-10-30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8일 16: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차세대 모빌리티 전환에 발맞춰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구매보조금 등 친환경차 유인책을 펴고 있다. 내수 침체에도 친환경차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정작 국산 전기차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올해 1~9월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 전기차 가운데 국산 비중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IB토마토>는 전기차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재무 여력을 짚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금리 우대와 인센티브를 앞세워 전동화 차량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저하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아는 국내 판매와 점유율이 모두 늘고 현대차는 모두 줄어 엇갈린 결과를 보였지만,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여기에 보조금 예산 소진과 세제 혜택 축소로 내년 소비자 체감 가격까지 오를 수 있어 4분기 이후 수익성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모델.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캡처)
 
점유율 엇갈렸지만 영업이익률은 동반 하락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올해 6월 국내 판매(특수차 제외)는 5만 4508대로 전년 동월 대비 18.5% 증가했다. 전기차는 1만 2066대로 124.9%, 하이브리드는 2만 370대로 25.6% 늘었고 전동화 차량 비중은 59.5%였다.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는 29만 577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7만 2078대로 151.1%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의 올해 6월 국내 판매는 5만 8232대로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전기차는 6633대로 36.1% 늘었지만 하이브리드는 1만 5920대로 5.8% 줄었고, 전동화 차량 비중은 39.5%였다.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는 31만 67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3만 9575대로 46.5% 늘었다.
 
두 회사의 판매량이 엇갈린 만큼 점유율도 엇갈렸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내수 시장에서 기아의 점유율은 35%로 전년 동기 33.5%보다 1.5%포인트 올랐고, 현대차는 37.4%로 전년 동기 42.9%보다 5.6%포인트 내렸다.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전년 동기 9.4%포인트에서 올해 상반기 2.4%포인트로 좁혀졌다. 승용차 기준으로는 올해 상반기 기아가 현대차를 앞섰다.
 
 
그러나 수익성은 판매량과 점유율의 방향과 무관하게 두 회사 모두 악화됐다. 기아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62조 5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조 8336억원으로 16.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10.1%에서 7.7%로 낮아졌고, 당기순이익은 4조 1579억원으로 10.8% 줄었다. 현대차도 올해 상반기 매출은 95조 15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조 3655억원으로 25.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7.8%에서 5.6%로 떨어졌고, 당기순이익은 5조 4728억원으로 17.5% 줄었다. 두 회사 모두 외형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포인트 넘게 하락한 셈이다.
 
이익 감소 원인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의 대외 요인과 판매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가 꼽힌다. BYD·테슬라 등 수입차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판매량과 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금리·인센티브로 버텼지만…보조금 소진에 4분기 부담 커진다
 
수익성 압박에도 현대차와 기아가 인센티브 공세와 금리 인하 프로모션을 지속하는 이유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 점유율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테슬라와 BYD의 신규 등록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신규 등록 기준 테슬라는 8만 914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4.4%, BYD는 2만 137대로 578.7% 늘었다. 해외에서는 중국계 업체의 점유율 확대가 더 가파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동력차 시장에서 중국계 업체 점유율은 62%까지 확대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기아와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 인센티브 수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미국 시장 대당 평균 인센티브는 올해 1월 2362달러에서 5월 3330달러까지 41% 올랐고, 기아는 1월 3448달러에서 6월 3503달러로 상반기 내내 3500달러 안팎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관세 부담에 대응해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기 위해 두 회사가 판촉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들어 인센티브 규모는 축소됐다. 올해 9월 대당 평균 인센티브는 현대차 2915달러로 5월보다 12.5%, 기아는 3181달러로 6월보다 9.2% 낮아졌다. 업계 평균 3360달러와 비교해서는 현대차가 445달러, 기아가 179달러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인센티브를 관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사이 9월 미국 판매는 현대차 7만 7439대, 기아 7만 7009대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 18% 늘며 판매량이 크게 개선됐다.
 
국내 시장에서는 금리 우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아이오닉 5·6 등 주력 전기차의 36개월 유예형 할부 금리를 5.4%에서 2.8%로 낮췄고 이번달에도 같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기아는 올해 1월 EV3·EV4 일반 할부 금리를 48개월 0.8%, 60개월 1.1%로 낮췄다. 정상 금리보다 최대 3.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7월에는 전기차 유예형 금리를 2.7%로 9월에는 3.6%로 제시했다.
 
공개된 조건으로 추산하면 금리 우대 효과는 대당 이자 약 315만원 절감에 해당한다. 차값 5000만원, 선수금 1%, 36개월, 차값 60% 만기 유예를 가정하고 금리가 5.4%에서 2.8%로 낮아지는 효과를 계산한 값이다. 국비 보조금이 대당 3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 우대만으로도 보조금과 비슷한 규모의 혜택을 얹은 셈이다.
 
문제는 회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보조금 예산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승용 전기차 보조금 예산 7800억원은 8월 말 기준 90%가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분기에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구매자가 늘어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KAMA는 올해 9월 국산 전기차 내수 판매가 1만 3587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5% 줄어든 배경으로 보조금 소진 영향을 꼽았다.
 
내년에는 부담이 더 커진다. 정부의 세제개편안대로 올해 말 하이브리드차 개별소비세 감면(한도 70만원)이 끝나면 교육세 21만원과 부가세 9만 1000원이 더해져 내년부터 체감 가격이 최대 약 100만원 오른다. 전기차 개소세 감면 한도도 올해 300만원에서 내년 200만원, 2028년 100만원으로 줄어든다. 특히 하이브리드는 두 회사 모두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개소세 감면 중단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과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시점에 판매량과 점유율을 지키려면 제조사가 메워야 할 몫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인센티브와 금리 우대로 수익성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까지 줄면 4분기 이후 제조사의 자체 지원 부담은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아와 현대차의 인센티브나 금리 인하 전략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시장 점유율"이라며 "점유율을 유지하다 보면 여러 상황의 반전을 통해 수익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익률에만 집중해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차량만 판매하고 중국산에 가격 경쟁력이 밀리는 차종을 소홀히 하면 시장을 뺏길 수밖에 없다"며 "가격 인하, 각종 프로모션, 금융권 활용 등 점유율과 전체 수익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개별소비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축소되거나 중단되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점유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세제 혜택은 물론 완성차와 부품 업체에 대한 지원, R&D 비용 지원 등 전방위적인 지원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 방안, 정부 지원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은 모두 영업 전략과 관련된 사안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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