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최근
삼성테크윈(012450)에서 비롯된 삼성그룹 전체 '부정부패' 척결 의지가 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내부 감사' 역할론에 대한 논의가 대두되고 있다.
증권사는 업(業)의 특성상 회삿돈이 고객, 즉 투자자의 돈인 경우가 많아 횡령이나 배임 등의 비리가 터지면 투자자의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 증권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19건. 금액상으로는 93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내부 직원들의 직접 비리를 통한 사고와 잘못된 투자 판단으로 인한 사고 등이 합쳐진 수치로 작년 11월11일 도이치증권에서 일으킨 '옵션쇼크사태'로 하나대투증권이 본 손실분을 제외하더라도 200여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2008년 73억원(11건), 2009년 36억원(6건)보다 건수나 금액 면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도 증권가에서 고객 돈을 가로채거나 회삿돈을 개인돈처럼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초 A증권사 여직원이 160여억원에 달하는 고객 돈을 횡령해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증권사는 이를 알고서도 금융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아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I증권사 압구정지점의 P과장은 42명의 투자자 돈을 횡령했다. 금액만 480여억원.
H증권사 전·현직 직원은 주식워런트증권(ELW) 매매와 관련해 일명 '스캘퍼(초단타매매자)'와 연관돼 돈을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증권사는 내부 감사를 포함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의 감시·감독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매년 횡령 비리 등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내부 직원들에게 윤리교육을 강화한다거나 시스템적으로 비리에 근접할 수 없도록 노력하는 추세다.
법인카드를 '클린카드'(룸싸롱 등 유흥주점에서 결제가 원천 금지된 카드)로 대체하거나 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은 내부 준법감시팀(컴플라이언스팀)에 보고해야 하는 것을 의무로 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직원 횡령 등이 발생하는 것은 일반 회사에서 횡령이 발생하는 일보다 심각한 문제"라며 "대외 이미지 실추로 인해 장·단기적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내부 감시감독을 통한 리스크관리에 좀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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