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단협 줄줄이 체결 '엇갈린 표정'
여론 눈치에 가이드라인 준수...농협은행만 임금 동결
2013-01-07 16:23:52 2013-01-07 16:26:10
◇지난해 10월15일 박병원(사진 왼쪽)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이 김문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줄줄이 체결한 가운데 은행권의 표정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이 금융산업 노사의 합의 수준인 임금인상 3.3%로 임단협을 체결한 반면, 농협은행만 사업구조 개편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임금이 동결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농협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임단협을 체결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아직 노사간 교섭이 진행중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해 10월 사용자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임금 3.3% 이상 인상 등을 골자로 한 공동단체협상(공단협)을 체결했다. 은행권은 각 은행별 임단협만 남겨놓은 상태다.
 
노사간 이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 공단협 가이드라인 수준인 임금 인상 3.3%로 임단협을 체결했다. 노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규모를 100여명 선에서 합의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노사는 각각 지난달 29일과 이달 3일 임단협을 체결했다. 두 은행도 공단협 가이드라인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반면 농협은행의 경우 금융노사 가이드라인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사업구조 개편(신경분리)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임금이 동결된 것.
 
허 권 농협중앙회 노조위원장은 "졸속한 사업구조 개편으로 전산, 브랜드 교체에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면서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허리띠 졸라 매자는 심정으로 임금 동결에 합의했으나 직원들의 상실감이 크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재무지표 목표 달성 여부를 살펴본 뒤 오는 9일부터 임단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 노사들은 무리하지 않는 선(가이드라인 수준)에서 합의하는 분위기"라며 "대형은행들이 체결한 만큼 나머지 은행들도 조만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아직 교섭이 진행중이지만, 체결을 이달 이후로 넘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노사간 이견차가 커 임단협을 중단했던 SC은행의 서성학 노조위원장은 "이번주부터 행장과 면담을 재개하기로 했다"며 "이달 중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측도 "타 은행들이 임단협을 속속 체결한 만큼 오래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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