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사장, 30년만의 첫 내부승진에도 여전한 관치논란
2013-07-23 16:27:39 2013-07-23 16:30:53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두달 넘게 수장 공백 사태를 맞았던 한국가스공사가 드디어 새 사장을 맞았다. 가스공사 출범 30년 만의 첫 공채 사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사장 인선을 두 번이나 연기한 것을 두고 기관장 인사에 정부 입김이 너무 세게 작용한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가스공사는 23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장석효 전 자원사업본부장을 제14대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이날 밝혔다.
 
◇23일 한국가스공사는 경기도 성남시 가스공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장석효 전 자원사업본부장을 제14대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사진제공=한국가스공사)
 
장 신임 사장은 1984년 인하대 졸업 후 가스공사 공채 1기로 입사했으며, 총무부와 비서실, 수급부 등을 거쳐 자원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장 사장은 1983년 가스공사 설립 이래 첫 공채 출신 사장 승진이라는 점에서 현재 가스공사 직원들의 사기는 고무됐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내부 인사 출신 사장은 조직에 대한 이해와 업무 적응이 빠르기 때문에 외부 인사보다는 반갑다"며 "공사 직원들에게는 우리도 열심히 하면 승진해 사장을 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심어준 것이라 직원들 사기가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면 장 사장과 경합한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지경부 에너지실장을 지내는 등 에너지분야에 대한 식견이 깊지만 외부 인사라는 약점에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부가 KB금융(105560) 등 금융권 수장에 정부 관료를 임명해 관치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에너지 공기업 기관장까지 관료를 선임하는 건 정부로서도 고민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 사장 공모에 8명이 응모했는데 김 전 차관이 최종 두명에 들어갔다는 것은 개인 역량이 뛰어나다는 증거"라며 "그러나 새정부 들어 관치논란이 계속되는데 또 관료를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정부가 가스공사 사장 선임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또 다른 관치라는 비판이 거세다.
 
가스공사 최대 주주인 정부(26.86%)는 그간 두번이나 임시주총을 연기하며 사장 선임을 미뤘다. 표면적으로는 더 세밀한 인사검증을 하자는 것이지만 정부는 사장 인선 절차 변경이나 후보 추가 없이 계속 장 신임 사장과 김 전 차관을 두고 고심했다.
 
이에 정부가 여론만 살피며 차일피일 사장 인사를 미룬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고, 급기야 장 사장을 선임하기에 이르렀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밑도끝도 없이 에너지 기관장 인사를 미루고 경영공백을 불러오면서 입만 열면 전력난 극복을 외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낙하산 인사 안하고 관치논란 없앤다며 사장 인선을 미루고 내부인사를 승진시킨 게 오히려 관치"라고 꼬집었다.
 
이에 가스공사 사장 선임이 앞으로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다른 에너지 공기업 인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석유관리원 등은 아직도 수장 없을 뿐더러 조모 지경부 전 차관 등 관료 출신이 사장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어서다.
 
전력당국 다른 관계자는 "전력난과 경영공백을 없애려면 이른 시일안에 사장 인선을 마쳐야 한다"며 "정부가 국정철학과 전문성을 가장 중요시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내·외부 가리지 말고 여론 눈치 따지지 말고 명확한 기준을 세워 인사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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