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GDPS 신성장동력"..관련업계는 '시큰둥'
한시적 서비스인데다 기술우위 크지 않아.."수요 제한적"
2013-09-23 08:00:00 2013-09-23 08:00:00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정부가 정밀한 위치정보(DGPS)를 DMB 신호에 실어보내는 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나섰다.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는 위치기반서비스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DMB를 활성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DGPS는 현재 국토해양부가 개발 중인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 에스바스(SBAS)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데다 제조사들은 DGPS 서비스에 필요한 멀티칩 장착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해양수산부는 그동안 해양교통 등 특수 목적으로만 이용해온 DGPS정보를 일반 시민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DMB를 통한 DGPS 전송기술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일반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DGPS는 GPS(위치정보시스템)의 위치 오차(30m 이내)를 1m 내외로 보정한 시스템으로 전세계 50여국에서 구축·운영하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 2년간 DMB전파에 DGPS정보를 실어 보내는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이어 DMB망을 운영하는 YTN과 MBC 등 방송사들과 ‘정부 3.0 구현을 위한 지상파 DMB 기반 DGPS 위치정보 방송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DGPS 서비스 구성도> 
(사진제공=해양수산부)
 
해수부 관계자는 “일반인들도 별도의 수신기 없이 스마트폰이나 차량용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통해 DGPS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DGPS는 개인용 내비게이션, 안전서비스, 위치추적 등 기존 글로벌위성항법시스템(GNSS) 응용시장 분야의 위치 정확도 한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향후 관련 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DMB와 스마트폰·내비게이션 단말기 제조사 등 관련업계에서는 상용화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장애인 길안내나 산악 구조 등 특수 목적이 아니라면 활용도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DGPS보다 서비스 범위가 넓은 인공위성 기반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 에스바스(SBAS)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파급력도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랫동안 적자를 쌓아온 DMB 업계는 일단 중계망 설치 등 시설 투자에 정부 지원이 있길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에서는 해양기준국 11곳, 내륙기준국 6곳의 DGPS 기준국이 운영 중이지만 DGPS 수신을 위해서는 고가의 수신 장비가 필요해 현재까지 이용자는 선박 6400여척과 공공기관, 대학, 연구소 등 790곳에 불과하다. DMB망에 DGPS 신호를 전송해 일반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DMB 음영 지역을 없애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DMB 중계기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해수부는 지방 소도시나 해상과 같이 DMB가 잘 안 잡히는 지역의 DGPS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등대 등에 DMB 중계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방송사와 협의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DMB 업계 관계자는 “중계기 설치나 점용료 지급 등에서 정부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것만 해결이 된다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업계 전반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수요도 제한적이고 한시적 서비스다보니 상용화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단말기 제조사들은 걱정이 늘었다. 기존의 GPS칩 대신 DGPS 구현에 필요한 멀티칩을 장착해야 하는데 해수부가 이 부담을 기업에 떠넘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제조사 관계자는 “칩도 바꿔야하고 전자지도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업체 입장에서는 투자비가 또 들어가야 하는데 사업자가 다 감당하라고 하면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DGPS가 기술적 한계가 많아 상용화는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건물 등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져 기존 GPS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전자지도 소프트웨어 제조사 관계자는 “DGPS는 빌딩이 많은 도심에서는 위성신호를 잡지 못해 음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용자들이 DGPS가 GPS보다 좋은 서비스라고 체감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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