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천정배 통합했지만 숙제 수두룩
호남의원 물갈이론 ‘뇌관’…정체성·야권연대도 정리 필요
2016-01-26 16:54:35 2016-01-26 17:00:50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가 통합을 선언했지만 풀어야 될 과제가 산적해 총선까지 가는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연상의 당 대 당 통합은 내달 2일 최종 이뤄지겠지만 당 안팎의 주요 현안들에 관한 입장과 이해관계가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국민의당에 합류한 호남 현역 의원 공천 문제다. 천 의원은 그동안 호남 현역 의원 교체에 대한 호남 민심의 요구가 높다고 강조하며 안 의원과 손을 잡은 광주·전남 의원들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왔다. 그가 지난해 4·29 재보선에서 ‘뉴 DJ’를 주장한 것도 전면적인 호남 현역 의원 교체와 맥을 같이 한다.
 
이에 국민의당 의원들은 최근 기득권 포기와 함께 당내 후보 경선 참여를 내부적으로 합의했다. 최원식 대변인은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에 당 현역 의원들이 공천부분에 대해 당의 결정에 맡기겠다, 특권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측이 공천을 놓고 내부 다툼을 벌이는 것은 전체적인 당 지지율에 이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해 아직까지 이렇다할 충돌은 없지만 창당 이후 공천룰 논의가 본격화되면 결국 양측의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중도 노선을 지향하는 안 의원과 진보 성향인 천 의원이 당 정체성을 놓고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여기에 진보 성향을 보여온 정동영 전 의원까지 합류할 경우 정체성 논란은 더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전날 양측은 통합 선언 기자회견에서 ‘헌법적 가치와 민주개혁적 비전’, 그리고 ‘합리적인 중도개혁 인사의 참여’를 골자로 원칙적인 절충점은 찾았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입장차가 드러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총선에서 야권 연대에 대한 각 당의 입장도 정리해야 될 대목이다. 안 의원은 그동안 ‘야권 연대 불가’ 방침을 수차례 피력해 왔다. 반면 천 의원은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지 않을 정도의 야권 연대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서는 연대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안 의원과 다른 입장을 밝혀 국민의당에서도 내부적으로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민의당 전북도당 창당대회’가 열린 26일 오전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 화산체육관에서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과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안철수·김한길 의원, 주승용 원내대표 등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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