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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개성공단 중단에 '노심초사'
우리은행, 13일 철수 후 15일부터 본점에 임시 점포 마련
직원 철수는 처음…13년 북한 영업 노하우 '물거품' 우려
2016-02-11 15:41:59 2016-02-11 15:42:36
개성공단 폐쇄가 결정되면서 공단 내 유일한 은행 지점인 우리은행이 철수한다. 우리은행은 직원을 철수시키는 방식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앞으로도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지 '노심초사' 하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3일 개성 지점을 폐쇄한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이날 지점장과 부지점장을 공단에 파견하고 철수작업을 진행한다.
 
앞서 이 지점에는 남한 직원 3명과 현지인 직원 4명이 근무해왔다. 설 연휴에는 남한 직원 1명이 당직 형태로 현장에 근무하고 있었다.
 
우리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서울 중구 본점 영업부에 임시영업소를 설치하고 무역대금업무 등 남은 업무를 처리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개성공단 진출은행으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 지난 2004년 12월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개점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500만달러의 자본금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이후 공단 내 기업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역자금조달과 환전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영업수익은 개점 첫해 2000달러에서 2007년 49만4000달러까지 성장했다. 고객수도 첫해 22명에서 지난 2014년 말 1279명으로 58배 늘었다. 이 기간 총자산도 1090만 달러로 첫해보다 5배 늘었다.
 
다만 이후 금강산 관광 중단, 천안함 사건, 2013년 개성공단 폐쇄 등의 영향으로 점차 수익이 줄었다. 지난 2014년 현재 개성지점의 수익은 지난 2007년보다 34% 감소한 32만5000달러 수준이다.
 
지점 폐쇄가 처음은 아니지만 우리은행은 추후 영업 재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개성 지점은 지난 2013년 북한이 "최고 존엄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국내 직원들의 진입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면서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이 지점은 141일간 잠정 폐쇄됐다.
 
당시 정부는 '잠정 폐쇄'로 규정했지만 지금은 '완전 폐쇄'라는 용어를 사용해 우리은행 영업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후속조치로 단전과 단수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2013년 잠정폐쇄 당시에는 평소의 10분의 1 수준인 3000㎾ 안팎의 전력만 배전 방식으로 공급했다. 물 공급도 공단은 끊었지만 개성시민에 대한 물 공급은 인도적차원에서 계속 유지했었다. 정부가 추후 개성공단 재개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개성지점의 경우 대출은 없이 무역자금조달과 환전 등의 금융서비스만 제공해온 만큼 큰 손실은 없을 것"이라며 "15일부터 본점에서 무역대금지급 등 남은 업무를 처리하고 입주기업 지원 등은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13년 때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아 현재 상황에서는 재개가 가능할 지 불투명하다"며 "이 경우 10여년간 북한에서 영업을 해온 노하우가 자칫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1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차량들이 출경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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