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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산 고급 수제 초콜릿, 알고 보니 동남아산
초콜릿 성수기 맞아 원산지 둔갑…고가에 판매
2016-03-13 11:34:02 2016-03-13 11:34:02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맞아 유명 백화점과 인터넷 등에서 값싼 동남아산 초콜릿을 고가의 유럽산 명품 수제 초콜릿으로 둔갑해 판매한 정황이 드러났다. 초콜릿 유통 성수기 시즌을 틈 타 인지도가 낮은 동남아산 초콜릿을 혼합해 소비자들을 속인 셈이다.
 
13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 2월 11일부터 22일까지 유명 백화점과 인터넷 등을 통해 고가에 판매 중인 선물용 수제 초콜릿의 원산지 표시 집중단속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단속결과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동남아산 초콜릿을 혼합해 제조한 수제 초콜릿의 원산지를 선호도가 높은 벨기에·프랑스산 초콜릿으로 둔갑해 유명백화점 등에 판매한 초콜릿 제조업체 7개소를 적발했다. 농관원은 적발한 업체 대표 등 12명을 입건해 서울서부지검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이들은 주로 베트남산 초콜릿을 혼합해 수제 초콜릿을 제조한 후 원산지를 벨기에·프랑스·스위스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유럽산으로 둔갑 판매했다.
 
농관원은 일반 초콜릿보다 카카오 함량이 높고 고유의 초콜릿 제조기술을 발전시켜 온 것으로 유명한 벨기에·프랑스·스위스 등 고가의 유럽산 프리미엄급 수제 초콜릿이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선물용으로 인기를 얻어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 단속을 시작했다.
 
유럽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카카오 함량이 낮고 가격이 저렴한 동남아시아산 초콜릿의 수입량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농관원 관계자는 "초콜릿 유통 성수기에 동남아시아산 초콜릿을 유럽산으로 둔갑 판매할 개연성이 매우 높아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초콜릿 원산지 표시 기획단속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유럽산(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초콜릿은 2005년 1035톤에서 작년 2115톤으로 10년새 수입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남아산(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토네시아, 베트남)의 경우 160톤에서 3789톤으로 수입량이 23배나 급증했다.
 
이번에 적발된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초콜릿 제조업체 7개소는 원산지를 벨기에·프랑스·스위스로 거짓 표시해 유명 백화점 및 유명 호텔 베이커리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에 고가에 판매했다.
 
이들은 1개 중량이 9~13g인 초콜릿을 세트로 포장해 개당 2500원~4000원의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다. 이에따라 초콜릿세트 15구 판매가는 3만8000원에 달했다.
 
농관원 관계자는 "고유의 제조기술을 발전시켜 온 벨기에 등 유럽산 초콜릿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소비자들에게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동남아산 등 초콜릿을 혼합해 제조한 초콜릿의 원산지를 거짓표시한 행위는 소비자들을 기만한 것"이라며 "소비자가 농식품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원산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H백화점에서 진열해 판매 중인 수제 초콜릿 제품. 일부 제품에 원산지를 거짓표시해 판매했다. 사진/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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