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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와 조양호…"신뢰도 유산이다"
2018-06-05 07:00:00 2018-06-05 07:00:00
구광모와 조양호. 6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는 이 두 인물로 요약된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LG의 다음 총수 자리를 물려받기로 예정된 구광모 LG전자 상무에 대한 신뢰지수는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구 상무가 일반인에게 거의 무명에 가깝다고 할 때, 그가 재벌 총수 신뢰점수에서 최고점을 기록한 일은 사실 사건으로 해석되어진다.
 
안치용 한국CSR연구소 소장.
신뢰는 사회적 자본에서 핵심으로 꼽힌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 이후 후계자 구광모 상무에게로 신뢰가 이어진 현상은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의 속성과 관련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한 번 축적된 신뢰는 개체가 바뀌어도 사회적 동일인에게 승계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구 상무로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고, 계량할 수도 없는 막대한 유산이 상속된 셈이다. 상속세 또한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 유산은 양날의 칼이다.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구 상무가 단지 가문의 결정에 힘입어 LG 같은 거대 기업의 후계자 자리에 오르는 상황을 우려하거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이로 말미암아 '사회적 동일인'이란 판단을 거두게 됐을 때, 구 상무에 대한 실망은 더 큰 불신을 낳을 수도 있다. 첫 단추는 상속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다.
 
다만, 총수가 특별히 나서지 않는 LG의 분위기상 구 상무가 예정대로 후계자 자리에 오른 뒤에도 가풍을 충실히 잇는다면 신뢰지수 조사의 상위권에서 밀려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구본준 부회장도 LG의 유교적 가풍을 생각하면 경영권 투쟁에 나설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이는 다시 한 번 LG의 장점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조양호 한진 회장에게는 정반대 상황이 놓여있다. 조 회장과 일가가 국민적 불신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는 난망해 보인다. 주변에서 '필사즉생 필생즉사'란 고사성어를 들려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계속된 독단은 결국 조언을 물리쳤고, 이는 위기에서 '사'를 낳는 첩경이 됐다.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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