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6.13 격전지)③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중원 최대 격전지 천안갑, 변화의 바람 통할까
이규희 "천안역, 철도복개·증개축으로 랜드마크화", 길환영 "동서균형발전, 전통-현대 공존 활기찬 천안"
2018-06-08 21:09:49 2018-06-09 08:20:3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를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는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충남 최대 도시인 천안에서 승리해야 중원의 주도권을 쥘 수 있기에 그만큼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박찬우 전 의원의 낙마로 재선거가 치러지는 이곳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엔 보수 표심의 변화가 감지되면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자유한국당 길환영 의원의 유세 현장을 쫓아봤다.
 
이규희 “천안에서 1년 반 택시운전”…골목골목 빠삭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후보가 7일 천안시 안서동 굴다리 맞은 편에서 유세차량 위에 올라타 인사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7일 오전 7시를 조금 넘겨 안서동 굴다리 앞에서 민주당 이규희 후보를 만났다. 법학과에 진학했지만 공부 대신 노동운동을 했다는 이 후보는 “운동도 하면서 공부도 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다. 세상의 근본적 변화가 절실했던, 군부정권기였다”고 회상했다. 민주당 국회의원과 천안시장 후보로 서기 위해 당내 경선만 5번을 거친 끝에 찾아온 기회. 이 후보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가 지나다니는 길이 그랬다. “우리 이 구역 아니에요. 근데 꼭 이기세요!” “아유, 나오셨슈?” 중앙시장을 몇 미터 걷는 동안에도 시민과 상인이 먼저 인사하며 다가왔다. 천안은 그가 출마하는 지역구이기 이전에 살아가는 생활 터전이었고, 시장은 유세장소이기 전에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 곳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후보가 7일 천안 중앙시장에서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이날 일정을 함께한 누구보다도 지리에 빠삭했다. 어디서 우회전을 하고 어디에 주차하면 되는지, 작은 골목과 상점까지 머릿속에 꿰고 있는 듯 내비게이션처럼 설명했다. 이 후보는 “천안에서 1년 반 정도 택시운전도 했다”면서 “법인택시 기사가 회사에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사납금 등 어려움도 잘 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후보가 7일 천안 중앙시장 유세 도중 상인에게서 야채를 사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천안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독립기념관 주변에 자연사박물관과 야생화식물원을 조성해 역사교육·자연과학·환경생태를 한 자리에서 배울 수 있는 체험교육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 천안역도 철도복개와 역사 증개축으로 주변을 정비하고 광장을 조성해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전시와 공연중심지, 시민이 모이는 공론장으로 기능하길 바란다”고 했다. 광장을 중심으로 발전한 유럽 소도시 컨셉이다. 공약도 1층 상가 화장실 개방법, 동면마을-병천 공영콜택시 제도 시범실시, 1평 농사 등 지역 구석구석 맞춤형이 많다. 천안시 발전전략에 대한 고민이 돋보였다.
 
길환영 “문재인정부, 지지율을 믿고 너무 일방적으로 가”
 
“무조건 더불어? 그건 아니쥬.” 이렇게 말하는 박모(52세)씨의 택시를 타고 이번엔 한국당 길환영 후보의 유세 장소로 향했다. “한국당 후보들은 경제 되살리고, 흔들리는 자유민주주의 수호할 후보들입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꼭 믿어주십시오.” 길 후보가 개인택시지부 인사를 마친 뒤 장소를 옮겨 경로당으로 들어서자 할머니들이 “화이팅!”하며 반긴다. 한 할머니는 기자에게 “여기는 다 한국당”이라며 웃었다.
 
자유한국당 길환영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후보가 7일 천안시내 경로당에서 할머니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자유한국당 길환영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후보가 7일 천안시내 경로당에서 할아버지들과 식사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정원 후보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최서윤 기자
 
할아버지들이 모인 옆방으로 이동해 길 후보에게 왜 한국당을 선택했는지 물었다. 그는 “개인적 신념과 맞았다. 한국경제를 이만큼 발전시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고 싶다”면서 “언론인일 때에는 정치할 생각이 없었지만, 한국당의 가치와 이념이 원래 소신과 맞아 영입 제의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천안 현안에 대해 길 후보는 “원도심 활성화, 동서균형발전,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활기찬 천안”을 제시했다. 중앙정치에 대해서는 “문 정부의 남북관계가 큰 틀에서 방향은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을 이해시키면서 가야 되는데 지지율을 믿고 너무 일방적으로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의 경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시행해 실패했다. 전시효과”라면서 “필요한 정책은 맞지만 준비를 하면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후에는 천안종합터미널 앞으로 한국당 김성태 공동선대위원장과 송희경 의원이 지원유세를 와 길 후보에 힘을 실었다.
 
자유한국당 길환영 충남 천안갑 국회의원 후보(오른쪽에서부터 세번째)가 7일 천안터미널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성태 공동선대위원장(가운데)과 송희경(오른쪽에서 네번째) 의원이 지원유세를 나왔다. 사진/최서윤 기자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