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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79개월 흑자 '경제 펀더멘털 원동력'
경상적자 신흥국과 차별화…반도체 의존한 수출은 과제
2018-11-06 17:02:10 2018-11-06 17:02:1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우리나라 경상수지 규모가 1년 만에 1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7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세계 교역 회복세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세 영향이 컸다. 차곡차곡 쌓이는 경상수지 흑자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지탱하는 힘이자 원동력이라는 평가다. 다만 반도체 등 소수 제품군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8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08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8월(84억4000만달러)에 비해 28.3%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9월(122억8750만달러) 이후 1년 만에 100억달러를 재돌파했다. 다만 흑자폭은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 축소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었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지탱하는 힘으로 꼽힌다. 79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최근 신흥국의 경제위기가 경상적자 등 펀터멘탈이 취약한 데서 비롯된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 여타 신흥국들과 확연히 차별화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 수출이 주도했다. 수출과 수입의 차를 보여주는 상품수지는 132억4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는데, 수출이 510억8000만달러, 수입이 378억3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149억8000만달러)보다 다소 줄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작년 10월에 있었던 추석연휴가 올해는 9월에 있어 영업일수가 작년 9월보다 4일 줄어 수출과 수입이 23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세계 교역량 증대와 반도체·석유제품 수출 호조로 상품수출이 13.8%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126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을 주도했다. 석유제품도 42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4.3% 늘었다. 반면 선박은 13억5000만달러 증가에 그쳐 같은 기간 55.3% 급감했으며, 철강제품도 36억8000만달러로 36.8% 감소했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출 구조의 다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경상수지 흑자가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내수 부진을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상수지가 경제적으로 한 나라의 '저축-투자'를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저축이 총투자보다 꾸준히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투자는 확실히 둔화되고 있다"면서 "고용이나 설비투자로 사용돼야 할 자금이 기업저축의 형태로 누적되고 있어 구조적으로 고용 악화와 내수 부진을 더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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