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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 장기화에 우울한 건자재
거래량 하락에 입주율 감소 겹쳐…신성장동력 확보 나섰지만 '역부족'
2019-03-04 16:47:11 2019-03-04 16:47:19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택시장 부진이 계속되면서 건자재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전방산업 위축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한 체질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력산업 침체의 직격탄을 피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와 물량 증가가 겹친 주택시장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주택산업연구원은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를 64.3으로 발표했다. HSSI는 100보다 낮을수록 주택사업자가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서울(78.1)은 2017년 9월 조사 시작 이후 처음 80선 아래로 떨어졌다. 
 
그 동안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던 서울 신축아파트 입주율 역시 올 들어 60% 수준에 머무는 단지가 나오는 등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9·13대책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으로 작년 연말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9월, 10월 1만대였던 거래 건수는 11월과 12월 들어 네 자릿수로 쪼그라들었고,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1561)은 2013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급격하게 얼어붙은 주택경기에 건자재업체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작년 영업이익이 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51.6% 줄었고, 한샘과 KCC 역시 각각 58.6% 26.1% 감소했다.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20년 40조원 이상 성장할 거라는 기존 업계 전망과 대비되는 실적 흐름이다.
 
정부 정책 영향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관련 업체들은 사업 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주력사업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LG하우시스는 작년부터 북미 시장에서 고급 인조대리석인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며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작년 실적 급감을 피하지 못했다. 글로벌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KCC의 경우 모멘티브 실적이 내년부터 실적에 포함돼 올해까지 주택경기 부진의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샘의 경우 작년부터 시작한 '리하우스 패키지'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집 전체 리모델링을 제안함으로써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집 안에 사용되는 자재에 한샘 제품을 적용해 이익률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한샘은 올해 리하우스 패키지 신상품을 선보인 '2019 코리아빌드' 인테리어 박람회에서 닷새 간 300세트를 판매하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시장 침체기에 제한했던 가격 인상을 단행해 이익률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복안도 더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주택 입주물량 반등으로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거란 기대감도 제기하고 있지만 오히려 주택경기 불황에 공급량 확대가 더해지며 침체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9·13 대책 이후 거래절벽 등 주택경기 침체를 나타내는 지표가 계속 나오고 있다. 작년을 기점으로 당분간 더 심해질 거란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오히려 작년보다 올해가 더 안좋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자재 업체도 올해 부진을 이어갈 거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0일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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