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 2017.06.24 (토요일)

우리가 아직 통신강국이 아닌 이유우리나라는 통신강국이 맞는가. 무턱대고 자랑하는 ‘통신강국’, ‘통신대국’이라는 수식어가 누구를 위한 미사여구인지 궁금해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모바일 가입자수를 자랑하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미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통신서비스 수준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자랑도 비교할만한 기준이 마땅치 않다. 그럼에도 정부와 국회는 물론 언론까지도 한국이 통신강국이라는 수식어를 전가의 보도마냥 써대고 있다. ‘통신강국이니까’ 다른 나라에는 없는 ‘기본요금’도 내야하고 추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담합형’ 비싼 요금제도 감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정기획위가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요금폐지라는 대선공약 실천에 나서자 주무부처와 이동통신 대기업은 “기본요금을 폐지하면 적자로 전환될 수 있으며 오히려 소비자가 손해”라는 이상한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기본요금 폐지는 이미 물 건너간 것 같다. 심지어 정부는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을 제정, 시장경쟁을 막고 기업을 보호하는 장치까지 마련해주기까지 한다. 대리점들이 보조금경쟁을 벌이면 정부가 직접 개입해서 통신사를 제재하는 방식까지 구사하면서 단말기를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다. 전기요금도 올 여름 걱정되는 대목이다. 전기요금 역시 한국전력이라는 대기업이 독점하는데도 민간 대기업 흉내를 내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인, 전기절약을 유도한다는 명분아래 만들어진 ‘전기요금 누진제’는 온 국민을 옥죄는 흉기로 지난 여름, 온 국민의 원성을 샀다. 아직까지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지도 않고 부담은 고스란히 온 국민이 다시 져야할 판국이다.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신규원전 건설 중단 등으로 인해 향후 급등하게 될 전력원가를 충당하겠다며 당장 산업용 전기요금을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면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만 잡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도 오를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배워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일단 통신과 전기 분야의 중국부터 들여다보자. 중국을 싸구려와 짝퉁 혹은 뒤떨어진 기술을 갖고 있는 제조업 중심의 개발도상국이라고 인식하고 중국을 외면한다면 불합리한 통신요금과 전기요금을 자랑하는 우스운 ‘국수주의자’가 될 수도 있다. 인구수보다 많은 15억 이상의 모바일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을 ‘통신강국’이라고 할 수는 없더라도 통신대국은 맞다. 가입자 수 뿐 아니라 휴대폰제조와 판매량에서 중국은 세계 최고, 최대국으로 등극한 지 오래다. 통신서비스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중의 하나인 통신요금에서도 중국은 한국이 아예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중국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통신요금제가 무궁무진하다. 기본요금은 없다. 일정 금액이상을 쓰면 상당한 금액의 페이백을 주기도 하고 다양한 요금제로 소비자들의 욕구를 달래주고 있다. 대부분 선불요금제이기 때문에 데이터요금폭탄도 있을 수 없다. 지난 달 차이나 모바일과 차이나 텔레콤, 차이나 유니콤 등 중국의 3대 통신사는 3만원 선에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무제한 요금제를 동시에 출시했다. 200위안(약 3만3000원) 수준에서 15GB~40GB 정도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어 우리나라 요금에 비하면 최소한 3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파격적이다. 전기요금도 마찬가지다. 중국 가정에서는 전기요금을 은행에 가서 미리 돈을 주고 사서 쓰는 선불제를 채택하고 있다. 누진제라는 개념자체가 있을 수 없다. 쓰고 싶은 만큼 사서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합리적인 전기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해서 한 여름에 냉방기사용으로 인해 전력난을 겪기도 하는 나라에서 전기소비 억제를 위해 누진제를 도입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로 인한 이익을 민간기업이 독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에어컨이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선풍기 한 두 대로 폭염을 견디라고 온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은 독재시대에도 가능하지 않은 셈법이다. 중국을 우리가 배워야 할 제도가 도처에 산재해있는 ‘실용주의 대국’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제대로 공부할 때가 됐다.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눈살 찌푸려지는 BBQ의 행보 치킨값 인상의 불씨를 당겨 비난의 대상이 된 BBQ의 이성락 사장이 취임 3주만에 사임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BBQ는 이 전 사장 개인 신변상의 문제라고 밝혔지만 업계 안팎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 전 사장은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아이타스 대표, 신한생명 대표를 거쳐 이달 1일 제너시스 주력 계열사인 제너시스BBQ 사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화려한 이력만 봐도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여겨졌다. 그가 3주만에 짐을 싸게 된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는 이유다. 이광표 산업2부 기자.업계 안팎의 해석이 분분하지만 BBQ를 둘러싼 가격 인상 논란 때문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BBQ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점과 이후 인상 철회 등 논란의 중심에 서자 이 전 사장이 사실상 총대를 멘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특히 그는 윤홍근 제너니스BBQ 회장이 직접 스카우트한 인물이다. 윤 회장도 이 사장 취임 당시 "국내 사업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은 전문경영인 이성락 사장에게 일임하고 글로벌 사업에 치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이 전 사장의 영입을 주도한 윤 회장이 악화된 여론에 이 전 사장의 사임까지 종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너 입김이 쎈 치킨 프랜차이즈의 구조적 한계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해준다. 실제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BBQ의 조직 문화를 두고 군대와 종종 비교해왔다. 상명하복이 철저한 조직문화 속에 이 사장의 사의 역시 윤 회장의 결정이 먼저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인상 논란의 책임을 전문경영인 혼자 책임지는 모양새도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구조상 '가격인상'은 오너의 결정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윤홍근 회장이 그동안 각기 다른 명분을 앞세워 가격인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BBQ는 지난 2009년 닭고기값 상승을 이유로 내세워 업체 중 가장 먼저 가격을 올렸다. 이보다 앞선 2005년에는 치킨의 튀김기름을 대두경화유에서 올리브유로 바꾸면서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현재 BBQ는 30개 제품 전체의 가격을 원상 복귀시켰다. 소비자 반발에도 꿋꿋하게 가격 인상을 밀어부치더니 공정위가 개입하자마자 꼬리를 내린 것도, 결국 치킨값 인상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점을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BBQ의 가격인상 강행과 원상복귀, 전문경영인의 퇴장까지 비상식적인 일련의 행보들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보여준 윤홍근 회장 역시 책임 있는 오너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BBQ가 소비자들의 지지로 성장한 기업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