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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혁신 5법에 거는 기대이른바 규제혁신 5법이 마련되어 시행에 들어갔다. 정보퉁신융합법(정보통신진흥 및 융합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산업융합촉진법은 금년 1월17일,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4월1일, 행정규제기본법은 4월16일. 지역특구법(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은 4월17일 개정되어 시행에 들어갔다. 이와 별도로 총리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는 2018년 1·2차에 걸쳐 105건, 금년 3차에서 132건을 포괄적 네거티브규제로 전환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10개의 지역특구의 지정을 통해 신산업에 대한 규제해소와 지역별 전략산업육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러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마련은 그간 민관의 공감대 형성과 추진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가 논의된 이후 인공지능이나 빅 데이터를 활용한 각종 융합기술이 대두되면서 신기술과 신산업육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한 이들의 시장진입에 장애가 되는 규제완화의 요구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근간으로 하는 기업의 시장진입은 기존시장의 기득권 경쟁자의 저항, 개별법령이나 규정상의 미비로 인한 제약, 관료사회의 관행과 신기술의 제도적 수용미비로 규제완화가 지연되었다. 언론에서는 외국에서 잘되는 사업도 한국에 오면 규제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외쳐대고 신산업분야에 진출하려는 기업의 약 50%가 규제로 인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상당수의 규제가 관행이나 기존시장과의 충돌을 우려해서 바뀌지 않는 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지적과 불만에도 불구하고 그간 정부는 규제혁신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불과 1년여 남짓 기간에 5개 법령의 개정을 마무리했다. 선진국에서 시행되는 규제샌드박스(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래밭 놀이터 의미-신기술·신산업 분야의 신제품이나 서비스는 일정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와 규제프리존(특정지역의 특정산업에 대해 규제를 해제)의 실시가 그 핵심이었다. 이를 위해 정부나 국회는 각종 위원회를 통한 의견수렴과 토론회, 세미나, 연구용역 등을 실시하여 법과 규정을 살펴보고 현장상황을 살피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가시적인 규제의 완화를 주문했고 총리나 부총리, 장관들도 나서서 공직사회에 실질적인 규제혁신을 주문했다. 국회의 발 빠른 입법대응도 규제혁신 5법의 개정을 이루어냈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타를 활용한 정보통신분야와 금융관련 신기술분야의 규제를 완화하고자 정보통신융합법과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각종 산업분야의 규제는 산업융합촉진법을, 지역과 산업의 종합적인 규제완화와 산업육성을 위해 지역특구법을, 사전적 규제를 사후규제의 네거티브방식으로 전환하는 행정규제기본법을 개정하여 법적기반을 마련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들 법 개정의 내용은 첫번째 규제여부의 신속한 확인 두번째, 실증단계의 규제예외 세번째, 규제 전 임시허가 네번째, 네거티브규제의 적용으로 요약된다. 또한 지역특구법의 경우 첨단산업의 규제특례적용지역을 정하고 지자체 및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포함된 특구계획을 통해 산업과 지역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와 같은 다양한 규제완화는 기업의 활동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개별적 규제로 인한 기업의 시간·노력과 불만제기나 민원에 의한 행정력 등의 낭비를 제거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럼에도 규제완화가 실질적인 기업성장의 성과로 나타나려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제도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규제완화가 현장에서 자리 잡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성과는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각 부처의 규제완화정책 간에 유사·중복성과 통합여부, 차별성과 시너지효과의 고양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yesnfine@naver.com)


'SPC 형제 마약사건' 보도 그 후"처벌을 안 받은 것도 아니고, 굳이 16년 전 일을 끄집어 내서 뭐합니까?" 'SPC 형제 마약사건' 취재 사실을 전해들은 SPC 측 고위 간부가 이렇게 말했다. 보도를 위한 마지막 단계로, 반론과 설명을 듣기 위한 만남에서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미 공소시효도 한참 지난 범죄를, 하필 가뜩이나 재력가 자녀들 마약 사건으로 어수선한 이때 보도하는 것이 적절한가는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SPC 측 고위 간부들이 본사로 두번이나 방문해 강력히 반론을 펴자 편집국 내에서도 신중론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SPC 측과 척을 지고 있는 누군가의 '악의적 제보'를 보도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이 사건은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판결문을 단서로 역추적한 것이기 때문에 악의적 제보 따위는 문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시각에서는 이미 형이 확정된 'SPC 형제'들의 묵은 과거를 들춰 내 광고나 얻으려는 의도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걱정도 나왔다. 취재기자와 담당 데스크·편집국장까지 격론을 벌인 끝에 결국 보도를 결정했다. 늘 그렇듯, 진실과 국민의 알 권리가 기준이 됐다. 대신 억울한 이가 생기지 않도록 다시 한번 팩트를 체크 했다. 꽉꽉 다 짠 치약을 또 한번 짜 내는 과정이었다. 그동안 'SPC 형제' 마약 사건은 동생 허희수 전 부사장의 범행으로만 알려졌다. 그는 미화 3700달러 상당의 대마를 밀수입해 이 중 일부를 흡연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검찰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초범이라는 점이 감형사유로 작용했다. 이 판결은 허 전 부사장과 검찰 모두 항소를 포기해 그대로 확정됐다. 여기에 두가지 문제가 있다. 취재를 통해 확인한 사실로만 보면, 허 전 부사장이 마약을 처음 접한 것은 2003년 10월로 추정된다. 당시 25세였던 그에게 마약을 쥐어 준 사람은 한 살 위 친형인 허진수 현 SPC 부사장이었다. 허 부사장은 그때 서울 이태원 한 호프집에서, 한 외국인으로부터 해쉬쉬 11g을 얻어 이 중 절반인 5.5g을 한남동 집에서 허 전 부사장에게 줬다.  마약류관리법상 대마 소지는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허 전 부사장은 기소되지 않았다. 지난해 허 전 부사장을 재판에 넘긴 당시 부장검사는, 그가 2003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소유예란 죄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는 것을 말 그대로 미루는 것이다. 전력이 없다는 것과 불과 25세라는 사실 등이 참작됐을 것이다. SPC 측 주장대로 기소유예는 죄가 아니라고 치자. 그러나 당시 검찰이 허 전 부사장에 대한 처분을 보다 엄하게 했다면 어땠을까. 최소한 15년 뒤 마약을 밀수입하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형벌의 예방적 효과다. 형벌을 받았음에도 똑같은 일을 했다면, 그것은 상습성을 매우 의심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허 전 부사장은 형을 제치고 SPC 부사장까지 맡았다가 이 사건으로 밀려났다. 또 한 가지 문제로, 허 부사장은 2003년 총 7회에 걸쳐 대마를 흡연했다. 5번은 한남동 자택에서 혼자, 2번은 코엑스 주차장에서 지인과 함께였다. 허 부사장은 대마흡연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역시 본인도 검찰도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그런데 이 형벌은 허 사장의 단독범행에 대한 것이었다. 지인과 함께 저지른 2번의 대마흡연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씨와 허 전 부사장은 입건 된 뒤 기소를 피했지만, 허 부사장은 기소되고도 2개의 범죄사실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대마흡연 등 마약투약 사건은 건별 기소가 원칙이다. 공범과 함께 했다면 병합해야 한다. 16년 전 허 부사장을 수사하고 기소한 검사와 공판을 진행한 검사를 어렵게 찾아 이유를 물었으나 "너무 오래 돼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국민적 공분을 부른 황씨 사건은 새로운 얘기가 전혀 아니다. 16년 전에도 이미 있었음이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그때 확실하게 짚고 넘어갔다면 허씨 형제는, 황씨는, 그리고 검찰과 경찰은 오늘과 같은 일로 곤혹스런 일을 당했을까.  우여곡절 끝에 <뉴스토마토> 법조팀이 보도한 'SPC 형제 마약사건'이 최소한 16년 후 또 다른 허씨 형제들이나 황하나씨들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로 남기를 바라본다. 최기철 사회부장(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