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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능한 국회인가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앞으로 5개월 정도만 있으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새로 뽑게 된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의 역할은 막중하다. 국민을 대신하여 지역을 대표하고 중요한 민생 법안을 심의하고 의결한다. 조세 법정주의인 우리나라는 각종 세금을 구성할 때 국회의 표결 과정을 거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대통령의 공직자 인사에 대해 인사 청문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 일상생활에 직간접적인 관계가 있는 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중차대한 결정도 국회의 심의를 통해 법으로 완성된다. 이런 임무를 수행하는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최근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국갤럽이 이번 20대 국회를 평가한 조사 결과가 국민 분노의 지표다. 지난달 22~24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5%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20대 국회가 역할을 잘했다고 보는지, 잘 못했다고 보는지' 물어본 결과 '잘했다'는 평가는 고작 10%에 그쳤다. '잘 못했다'는 부정 평가는 80%를 넘었다. 이 정도면 낙제점 아닌가. 한국이 70~80년대 눈부신 고도성장을 하기는 했지만 국내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1위로 우뚝 서지는 못했다. 개발도상국의 기업이 가지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저 세계적 선도기업의 기술을 가져다 비슷하게 만드는 정도였다. 그러나 개방적 경제 구조의 장점은 경쟁이다. 개방형 시장 경제를 통해 한국은 세계 굴지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여럿 가지게 되었다.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최강자이고 현대차 그룹은 세계 5위권의 자동차 생산 기업 반열에 올라있다. 짧은 기간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한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고 노력한 결과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만들어낸 TV, 세탁기, 휴대폰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쟁을 외면하고 안방에서 골목대장 노릇만 하려고 했다면 결코 이루지 못했을 결과다.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우물 밖 세상을 본 것이 결국 더 경쟁력 있는 상태로 환골탈태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개방과 경쟁의 시대적 요구는 기업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까지 후진적인 면이 남아 있고 학벌위주의 서열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대학은 국제적 평가대상에 올라있다. 세계 유수의 고등교육 평가 기관들은 해마다 여러 차례 다양한 기준으로 세계 대학교 평가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평가 결과가 바로 대학의 수준과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한국 대학들의 평가 순위는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 국내 우수 대학들은 세계적인 대학들과 몇몇 분야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런 평가 결과와 대학이 보이는 경쟁력 덕분에 외국 유학생들이 점점 더 많이 국내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얼마 전 할리우드 인기 여배우인 안젤리나 졸리의 맏아들이 국내 한 대학에 입학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아무리 한류 영향이라고 하지만 국내 대학의 경쟁력 향상 없이 가능했을까. 거의 모든 분야가 개방되고 경쟁이 일상화되었지만 거의 유일하게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고 있는 곳이 여의도 국회다. 야구는 물론이거니와 축구, 농구, 배구 등 각종 스포츠에서 팀 성적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정해진 후보자들 중에서 억지로라도 선택해야만 한다. 더 이상의 후보자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뽑히고 나면 다음 선거때까지 달리 평가할 방법조차 없다. 약속한대로 의정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견제할 수단이 없다.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국회의원 자리에 '외국인 정치 용병'을 데려오기는 정서상 힘든 일이다. 그러나 20대 국회의원들은 연봉 1억5000만원 정도를 받는 '프로선수'의 모습은 결코 아니다. 국민들은 이제 진절머리가 날 정도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가장 큰 활약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77%는 '없다'로 나타났다.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의 이철희 의원과 표창원 의원이 아이러니하게 우수 국회의원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그나마 국민들을 박수치게 만든 의원들이지만 국회를 영영 떠날 기세다. 이대로라면 무늬만 바뀔 뿐 차기 국회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모든 조직은 적당한 긴장과 자극이 있어야 된다. 한정된 선택지에서 '참된 일꾼'을 찾기는 애당초 틀린 일이다.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하던 모두 지역구 의원으로 하던 선수가 바뀌지 않으면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다. 왜 무능한 국회가 되었을까. 경쟁도 자극도 없기 때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당직자·보좌진 '쉬운 해고' 인식 바꿔야 JTBC 드라마 '보좌관' 시즌1이 흥행을 거두고 최근 시즌2가 막을 올렸다. 정치권을 묘사한 드라마는 많았지만 국회의원이 아닌 보좌관을 조명하는 드라마는 처음이었던 만큼 보좌진들은 물론 기자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드라마 '보좌관'은 보좌관들의 일상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작 현실의 보좌진들은 어떤 장르의 드라마나 그렇듯 드라마 '보좌관'과는 괴리를 느낀다. 그들이 느끼는 괴리감이라는 것을 모두 이해하고 알 순 없지만 적어도 최근 직접 들은 말에선 그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 "의원님에 대한 의혹보도가 있었는데 보좌진이 막지 못해서 해고 당했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바뀐 보좌진만 벌써 3~4명이 넘어요." 야당 의원실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같은 당 소속 보좌관들이 하나 둘 해고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파리목숨이구나' 느낀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의원실 관계자의 말은 자료로도 증명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당연퇴직을 제외한 의원면직·직권면직을 합한 규모는 20대 국회에서만 지난 10월말 기준 1542명에 달했다. 이전 국회도 다르지않다. 19대 국회에서도 1342명이 면직을 당했다. 국회 보좌진이 국가공무원법상 별정직공무원인만큼 임면권자인 국회의원의 의사에 따라 아무런 예고도 없이 면직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파리목숨'의 비정규직이다. 당직자도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인다. 최근 내홍이 심각한 한 정당의 공보실에서 2명의 직원이 퇴직했다. 해당 직원 가운데 한 사람은 좌천성 인사가 퇴직 사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자의 경우 희망퇴직도 받고 인사위원회라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사실상 당권에 의해 최고위원들까지 징계로 배제시키는 마당에 당직자들의 앞날 역시 불보듯 뻔하다. 결국 여야 보좌진협의회가 공동으로 '국회 보좌직원 면직예고제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갑을 관계도 못 되는 의원과 보좌진 관계에서 적어도 그만두라고 할 땐 30일 이전에 알려달라는 요구 정도다. 이에 여야 3당 원내대표도 늦었지만 "법안 개정과 제도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직자의 경우에도 안전장치가 있음에도 사실상 '쉬운해고'가 이어지고 있어 제도개선은 물론, 국회의원들의 보좌진에 대한 인식 개선이 더 시급해보인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