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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압박 슬기롭게 대처해야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 축출작전에 동참하라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지난 5일 주한미국대사관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클라우드의 미래' 콘퍼런스에 참석해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다른 미국 당국자들도 그 이후도 틈만 나면 같은 요구를 공개적으로 던져 왔다. 그들은 "5G 네트워크상 사이버 보안이 중요하니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를 선택하는게 중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미국은 이미 자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 여러 나라를 상대로 화웨이 축출을 요구해 성과를 냈다. 그런데 '동맹국'인 한국에게도 이런 요구를 제기하는 것은 사실 어색한 것은 아니다.  이에 맞서 중국도 한국의 대기업을 상태로 공개적으로 혹은 비공개적으로 방어전을 펴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잘 생각해서 선택하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한국은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동맹국의 요구를 무조건 거절할 수도 없고, 경제적으로 밀접한 중국과의 관계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한국 정부는 개입하지 않고 기업의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명한 판단이다. 자칫하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끝나지 않은 터에 새로운 보복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문재인정부는 임기초부터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사드 배치는 지난 2017년 4월 당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재임중 결정됐다. 그렇지만 중국의 경제보복과 이로 인한 악영향은 고스란히 문재인정부의 몫으로 넘어왔다.  그 많던 중국인 관광객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중국시장에서 한류 문화상품은 배척당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조업의 입지도 좁아졌다. LG화학과 삼성SDI 등의 자동차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차별도 계속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정부 당국자들이 차별해소를 거듭 요구했지만, 차별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자동차가 큰 타격을 입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판매는 사드보복이 시작된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런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 공장 일부를 폐쇄하기로 했다. 두 회사가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였다면 사드보복보다 더한 것도 견뎌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에게는 그런 실력도 없었다.  그런데 중국의 보복은 낮은 강도로 은근히 타격을 주는 방식이었다. 말하자면 '저강도 보복'이었다. 보복의 위력을 얼른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렇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경제참모들은 2017년 5월 취임초기에는 중국의 경제보복을 가벼이 여겼던 것 같다. 원자력발전소 가동여부에 대한 숙의를 진행하고 최저임금을 다소 과격하게 올리는 등 다른 일은 적극적으로 임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보복에 맞설 대책은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는 반면 중국 보복으로 인한 실물경제의 위축가능성은 그다지 고려되지 않았다. 실물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정책은 더더욱 없었다.  그러는 사이 한국 경제의 상처는 안팎으로 더욱 깊어졌다. 안에서는 취업난이 가중되고, 중국에서는 한국기업의 위상이 흔들렸다. 문재인정부는 그제서야 사드보복의 악영향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2017년 12월 중국을 방문했다. 다분히 조급한 방문이었다. '국빈방문'이라는 외양을 취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홀대를 받았다. 사드보복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어떻게든 막아보기 위해 그런 홀대도 감수해야 했다. 그러고도 중국의 보복은 해소되지 않아 지금까지 한국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사실 2017년초 한국경제는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사드배치와 중국의 보복을 계기로 다시 꺾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경제가 2017년 5월을 정점으로 경기하강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한 바 있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2017년 2분기 또는 3분기를 정점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기적으로 중국의 사드보복과 거의 일치한다.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를 얼핏 훑어봐도 그 무렵부터 하향곡선이 그려졌다. 그 흐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 터에 화웨이 문제로 중국이 또다시 보복의 팔을 휘두른다면 한국 경제는 설상가상의 난관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의 새로운 보복을 초래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보복사태가 되풀이되는 것을 합심해서 막아야 한다.  차기태 언론인(folium@nate.com) 


윤석열 청문회, '정쟁의 장' 돼선 안 돼"아무리 국정감사장이지만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지난해 10월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 국감에 출석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장모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 및 윤 지검장의 장모 관련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내뱉은 말이다. 당시 장 의원은 윤 지검장 장모로부터 30억원의 사기 피해를 봤다는 피해자들을 소개하면서 "장모의 대리인은 구속돼 징역을 사는데 주범인 장모는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중앙지검에도 사건이 있는데 수사를 안 하고 있는데 배후에 윤 지검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 지검장은 "몇십억 손해 입은 게 있으면 민사 및 형사 고소를 할 텐데 저는 사건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반박하자 국감장이 시끄러워졌다. 국감 취지와 상관없는 의혹 제기로 물든 볼썽사나운 장면이 이르면 이달 반복될지도 모르겠다. 17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 지검장은 다음 날 준비단을 꾸려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비할 방침이다. 검찰총장은 국회 동의가 없어도 임명되지만, 앞으로 검찰총장으로서 행보를 생각할 때 청문회를 소홀히 준비할 수 없다.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검찰을 정권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음흉한 계략을 반드시 청문회로 저지해야 한다"며 "전략을 다변화하고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그 첫 번째 과제가 윤 지검장 청문회"라고 강조했다. 청문회를 무대 삼아 현 정부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말대로라면 결국 지난해 국정감사에 이어 이번 윤 지검장의 청문회에서도 야당의 흠집내기식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윤 지검장 임명 직후에도 '문재인 인사', '코드 인사'라며 윤 지검장이 그간 야권 인사를 강압적으로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청문회는 후보자가 자격이 되는지를 검증하는 자리다. 검·경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검찰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처음부터 현 정부를 깎아내릴 목적으로 후보자 흠집내기식 청문회를 진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설사 정치적 목적은 이뤘을지 몰라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윤 지검장의 65억원 재산과 장모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넘쳐난다면 그것은 검찰총장의 자질을 검증하는 청문회가 아니라 정쟁의 장일 뿐이다. 김광연 사회부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