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 2018.01.19 (금요일)

초미세먼지 중국과 공동대응해야며칠째 계속되는 초미세먼지의 ‘습격’으로 일상생활이 위협을 받고 있다. 마스크를 하지 않고는 외부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초미세먼지가 수도권은 물론 전국을 뒤덮고 있다. 정부는 외부활동자제를 당부하고 공공기관 주차장을 폐쇄하는 등 오염원차단으로 대응하고, 서울시는 지하철을 무료로 개방하는 등의 대중교통 대책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대기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있다. 정부로서는 뾰쪽한 수가 없는 모양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참에 전면적인 ‘차량 2부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여론을 살피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베이징의 하늘은 서울과 달리 푸른 색이다. 불과 1년 사이에 중국 베이징과 서울의 하늘색이 뒤바뀐 것이다.해마다 겨울철과 봄 사이에 중국은 베이징은 물론 주요 도시가 스모그로 몸살을 앓았다. 2015년 중국 CCTV 전직 앵커인 차이징이 제작한 ‘돔지붕아래에서‘라는 다큐멘터리는 중국 스모그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폭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때맞춰 열린 ’양회‘(兩會)는 대기오염에 주목했고 그때부터 중국정부는 대대적인 대기오염 대책을 시행했다. 그 덕분인지 지금 베이징의 하늘은 푸른 날이 더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안방에 앉아서 남의 집 불구경하듯이 접해오던 중국발 스모그뉴스를 이제 베이징시민들이 서울발 스모그 뉴스를 보고 혀를 차고 있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우리는 중국의 한 시골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햇볕이 드는 운동장에서 수업을 받는 사진을 뉴스로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중국 정부가 스모그를 잡겠다며 스모그의 주요 온상으로 지적돼 온 석탄난방을 가스난방으로 교체토록 했지만 가스난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거나 가스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빚어진 일이었다. 교실안 난방이 되지 않아 햇볕이 드는 운동장의 양지보다 더 추워서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수업하게 된 것이다. 이런 해프닝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석탄사용금지 조치인 ‘탄가이치’(炭改氣) 정책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연례행사가 아니라 수시로 되풀이되곤 하던 베이징의 스모그 적색경보는 뜸해졌고 베이징의 하늘은 정상화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등의 첨단산업에서 뿐만 아니라 이제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중국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중국은 스모그 등의 대기오염 예방을 위한 강력한 규제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에서는 스모그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대형화물차와 경유차 등은 아예 운행을 금지시키고 강제적인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 경보가 지속되면 오염원을 배출시키는 공장가동도 중지시킨다. 베이징을 비롯한 허베이 성 중국전역으로 확대된 석탄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가스 사용을 강제하는 정책도 추진됐다. 중국정부의 스모그 퇴출 정책은 지난 해 5월 칭화대 환경공학과 교수출신으로 환경보호부 장관을 역임한 천지닝(陳吉寧)을 베이징시장으로 임명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이 같은 시진핑 중국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우리 사정은 어떨까. 오염원을 줄이고 차단하고자 자율적인 차량부제를 실시하고 공공기관 주차장을 폐쇄하자 인터넷에서는 주오염원인 중국정부에는 제대로 대응도 못하는 정부라는 비난이 일었다. 서울시는 중국발 미세먼지 등이 국내 대기에 미치는 영향이 평상시에는 55% 수준이지만 요즘같은 고농도시에는 최대 72%에 달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조사결과가 중국정부와의 협력 하에 이뤄지지 않아서 중국정부에 대해 중국발 초미세먼지 유입 등에 대해 중국에 배상을 요구하거나 강력대응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그나마 지난 연말 중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과 대기오염에 대해 공동협력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가 초미세먼지 주의보의 주요 요인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오염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우리 정부의 대응은 제한적이다. 지금보다 초미세먼지가 더 심각해지고 장기화된다면 자율적인 교통량 저감조치에 이어 중국처럼 민간차량에 대한 강제적인 2부제와 공장가동 단축 등의 조치를 시행할 수도 있다. 유치원 영어수업 금지방안이나 ‘가상화폐 거래 규제’ 등에 대한 정부안이 발표되자 극성지지층이 댓글을 달고, 청와대에 청원을 제기하자 ‘없던 일’로 돌리는 일이 되풀이되는 한, 국민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는, 정부가 주도하는 강력한 초미세먼지 대책이 제대로 시행될 리 없다. 여론에 따라 흔들리는 정책은 ‘포퓰리즘’이다. 이에 국내 유입되는 초미세먼지와 황사 등의 중국발 요인에 대한 보다 철저한 연구 그리고 중국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공동연구를 본격화하는 일이 취우선적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과 사드배치 등에 따른 안보갈등 뿐 아니라 초미세먼지 등 생존환경을 위협하는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이 보다 절실해졌다.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파란 하늘을 보았니최근 들어선 맑은 하늘 사이에 이따금 뿌연 하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뿌연 하늘 사이에 운이 좋으면 맑은 하늘이 잠깐 얼굴 비추고 사리지는 모양새다. 서울에선 이번주에만 연이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서 초기에는 마스크를 챙기지 않던 사람들도 점점 마스크를 착용했다. 외출 횟수도 줄이고 저녁약속도 미루거나 취소하는 일들이 점차 늘고 있다. 서울시청 앞 겨울풍경의 상징이었던 시청광장 스케이트장도 미세먼지로 문 닫는 날이 부쩍 늘었다. 우리도 모르던 사이 겨울은 생각보다 많이 달라졌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시행되면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1일 50억원의 예산, 5%도 못 미치는 효과, 미세먼지 발생요인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부재 등 비판도 다양했다. 선거철을 코 앞에 둔 덕에 서울시장 예비주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수소전기차 보급, 마스크·공기청정기 지원, 공장 굴뚝 개량, 배달차량 전기차 전환 등 저마다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시의 변은 이랬다. 당연히 그들도 50억원이 아까운 줄 안다. 효과가 미진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통근거리가 길어 자가용 비중이 높은 경기·인천이 동참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거의 사회적 재난 수준이기에 정부가 나서야 할 강제2부제 이전까진 지속할 계획이다. 무작정 서울시의 손을 들어주기야 어렵지만, 다음 말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저공해조치나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등은 평상 시 대책으로 장기적인 대책, 국제적으로 협력할 부분, 평상 시 대책, 비상 시 대책은 엄연히 다르다. 미세먼지가 80~90㎍/㎥까지 올라가면 설령 중국이 원인이라 하더라도 장기대책만 논하는 건 대책이 아니다. 극약처방으로 석탄 발전을 중단시키고 공사 중지 등의 비상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일각에선 미세먼지 원인의 상당수가 중국에 있다는 이유로 대중교통 무료를 폄하한다. 서울연구원의 2015~2016년 ‘초미세먼지 배출원 인벤토리 구축 및 상세모니터링 연구’를 살펴봐도 중국 등 국외영향이 55%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 정권 당시만 해도 애써 중국의 영향을 무시하며 고등어에서 원인을 찾던 우리가 지금부터 중국에 이유를 돌린다 한들 묘책이 하루 아침에 나오겠는가. 서울시 말대로 국제협력을 국제협력대로 추진하되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국외영향 55%를 제외하면 45%는 국내영향으로, 이 중 서울시 자체영향도 22%에 달한다. 배출원별 기여도에서도 교통이 37%로 난방·발전 3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며, 비산먼지는 22%였다. 그나마 교통이 2011년 52%에서 37%로 줄어든 것도 노후경유차 저공해화 사업, CNG버스 전환 등 평상 시 사업을 꾸준히 한 덕분이다. 대중교통 무료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어도 아예 말도 안 되는 얘기는 아닌 셈이다. 대중교통 무료가 미덥지 못하다면 정부는, 다른 지자체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런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설령 시행착오로 결론이 나더라도 미세먼지 속에서 고통받는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뭐라도 해야 한다. 서로를 탓하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학계, 전문가, 환경단체, 시민 누구라도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고 시도해야 한다. 비상약은 비상약대로, 체질 개선은 체질 개선대로. 그래야만 하루라도 더 파란 하늘을 더 볼 수 있다.   박용준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