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늘어 외환 거래량도 16% 증가…'유동성 부족'은 장벽
외환시장 연장 1년…외환거래 접근성·편의성↑
야간 거래 시간대 유동성 적어…가격 변동성 커
정부, RFI 기준 구체화…보고의무 6개월 유예
2025-07-04 16:20:09 2025-07-04 19:08:59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해 7월 우리나라 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연장된 이후 하루 평균 거래량이 16%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년간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환거래 접근성은 물론, 편의성도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 외환당국도 외환시장 외형이 점차 확대되면서 제도 개선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야간 시장의 유동성 부족과 이에 따른 높은 변동성 등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습니다. 
 
외형 커진 외환시장…야간 시간 거래량 18% 차지
 
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은 123억1000만달러,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과거 5년(2019~2023년) 평균과 비교하면 44.6% 늘었습니다. 
 
앞서 외환당국은 지난해 1월부터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하고, 지난해 7월부터는 외환시장 거래 마감 시간을 오후 3시30분에서 다음 날 새벽 2시로 연장했습니다. 런던 등 주요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시차를 고려해 거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지금까지 총 52개 외국 금융기관이 해외외국환업 취급기관(RFI)으로 등록해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외환시장 개방과 거래 시간 연장 조치 시행 1년 동안 외환시장의 외형은 뚜렷하게 확대됐습니다. 실제 시장 외형이 커지면서 올 상반기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반기별 외환시장 일평균 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 109억30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137억4000만달러로 증가했습니다. 또 연장된 야간 시간대의 일평균 거래량은 22억2000만달러로, 전체 거래의 약 18%를 차지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시장 외형이 점차 확대되면서 제도개선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보다 올해 상반기 거래량 개선세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부, RFI 최소 거래량 기준 도입…직전 3개년 연평균 1억달러
 
외환당국은 제도 안착을 위해 보완책도 내놨습니다. 정부는 우선 RFI 등록 요건 가운데 하나인 거래 실적 기준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직전 3개년간 연평균 1억달러의 거래 실적을 유지해야 합니다. 거래 실적을 산정할 때는 '은행간시장 거래 실적'뿐 아니라 '직거래 실적'도 50% 반영하기로 했습니다다. 기준 적용은 내년부터입니다. 
 
또 RFI의 한국은행 외환전산망 보고의무 유예 기간을 기존 6월 말에서 12월 말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기관별 내부 시스템 개발·승인 절차 등에 시간이 필요하고 국내 보고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 금융기관은 피드백 과정도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외환당국은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외 기업·기관 등의 환전 편의를 위한 '대고객 외국환중개업' 도입도 예정대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대고객 외국환중개업은 기존 외국환중개업과는 달리 기업 등 금융기관이 아닌 고객과 금융기관 간 외환거래를 중개합니다. 이를 통해 수출입기업 등은 유리한 가격 조건을 파악하고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담은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은 지난 3월 개정 완료돼 오는 9월19일 시행됩니다. 정부는 내년 정식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위 법령 개정과 인가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개방과 거래 시간 연장 조치 시행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야간 시장 유동성 부족과 이에 따른 높은 변동성 등을 개선해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뒤따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환딜러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외환시장 구조 개선에 나선 이후 거래량이 늘어난 점 등으로 절반의 성공은 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야간거래 시간대는 유동성이 적은 만큼 가격 변동 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 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을 경청해 24시간 시장 개방 여부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후속 조치들을 통해 RFI 제도의 실효성이 한층 높아지고 연장 시간대 거래도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장 참가자들과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외국투자자의 국내 자본시장 접근성 향상 등 추가 제도 개선 과제들을 지속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