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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2028 대입안' 발표 후…학생·학부모 '혼란', 학원가 '활황'

2025년부터 고교 내신 절대평가·상대평가 성적 병기…학생·학부모 우왕좌왕

2023-10-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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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개편안) 발표 이후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편안에 2025년부터 고교 내신을 5등급제로 완화하면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성적을 병기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향후 고등학교 선택이나 입시 전략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학원가는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등 수도권 학원들은 개편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이와 관련된 입시설명회 등을 개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대평가·고교학점제 동시 시행으로 복잡해지기만"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개편안의 영향을 받는 중학교 2학년 이하 학생과 학부모들은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도입됨에 따라 고교 내신에서 절대평가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전 학년·전 과목에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성적을 병기하는 5등급제가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는 제도를 일컫습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사실상 상대평가 제도가 유지되면서 '고교학점제'도 함께 시행되니 수업 선택의 기준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현재 체제보다 더 나아진 것은 없고 복잡해지기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습니다.
 
학업 성적 상위권 학생과 학부모들의 경우 자율형 사립고(자사고)·특수목적고(특목고)와 일반고 가운데 어떤 학교에 진학하는 게 유리한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자사고와 특목고는 상위권 성적 학생들이 진학해 내신 점수를 잘 받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개편안에 따라 고교 내신이 5등급제로 완화되면서 이러한 단점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져서입니다.
 
강혜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학부모들의 자사고·특목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면 해당 학교에 보내기 위한 사교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대입도 모자라 고입 경쟁까지 유발하는 이번 개편안은 우리 아이들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침했습니다.
 
2025년부터 고교 내신을 5등급제로 완화하면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성적을 병기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2028 대학 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 이후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은 입시설명회를 듣는 학부모의 모습.(사진 = 뉴시스)
 
학원 입시설명회 문의·참석 폭주…사교육 수요 증가 우려도
 
학원가는 개편안이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 11일부터 긴급 입시설명회를 여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편안에 대한 분석은 물론 5등급제로 완화되는 고교 내신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 과목 폐지에 따라 학습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등이 주된 내용입니다.
 
지난 주말 열린 한 학원의 입시설명회에는 200여 명이 넘는 학부모가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학원들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2차·3차 입시설명회를 이어 나갈 방침입니다. 게다가 개편안에 논·서술형 평가 강화 내용이 담기면서 논술학원과 국어학원도 이에 대한 입시설명회를 활발히 열고 있습니다.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 관계자는 "개편안 발표 이후 학부모들의 문의가 폭주해 입시설명회를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며 "개편안의 적용을 받는 중학교 2학년 이하 학부모와 함께 재수할 경우를 대비한 중학교 3학년 학부모의 문의 역시 많다"고 말했습니다.
 
교육부가 사교육 경감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여러 정책들을 펼쳐나가고 있는 와중에 이번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오히려 사교육에 대한 수요만 높아지게 됐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소장은 "윤석열정부가 사교육을 경감하고자 수능 킬러 문항(초고난이도 문항) 배제 방침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번 개편안에 고교 내신 사실상 전 학년 상대평가·수능 상대평가 유지 등 사교육을 폭증시킬 수 있는 요인이 너무 많다"면서 "수능 과목 구조와 평가 방식 등이 사교육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다시 조정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종로학원이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목동 본원에서 '초·중 학부모 대상 2028 대입 개편 긴급 분석 및 고입·대입 전략 변화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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