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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혜

어떻게 지열이 청정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을까?

세계시민

2015-08-25 14:43

조회수 : 4,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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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에너지원의 고갈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각국 정부와 관련 기업, 학자들의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지하자원이 부족하고 국내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원의 대다수를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좀 더 많은 관심과 활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이에 National Geographic 2015년 3월호에 소개된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통해 위험해 보일 수 있는 자연환경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과 지혜를 배워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National Geographic. 캡처/바람아시아
 
지구가 만들어내는 열이 깨끗하고 지속적인 전기공급원을 제공하고 있다. 비록 발전비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인도네시아 자바의 평화로운 변두리 지역. 파이프들이 그물처럼 얽혀있는 녹색줄무늬 언덕 배기에서 농장 일군들이 찻잎을 따고 있다. 삼 피트 너비의 이 파이프들은 한때 용암을 분출했던 화산에 남겨진 타는 듯이 뜨거운 지하 저장소로부터 수증기를 운반한다. 화산이 풍부한 환태평양 화산대를 따라 위치한 이곳 Wayang Windu 지열발전소는 지구의 열기를 이용해 온실가스를 거의 혹은 전혀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곳이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고온 증기 우물’일 수 있음이 밝혀졌기에 본 사업을 더욱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는 정말이지 매우 거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발전소 엔지니어인 Boyke Bratakusuma가 고온 증기 우물들을 가리키며 말문을 땠다. 자카르타 소재의 Star Energy사가 Wayang과 Windu산맥의 주변지역을 시추하면서 점점 더 깊이 탐사 중인 우물들은 고온의 증기를 내뿜고 있다.
 
이 군도 국가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지열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필사적으로 청정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고, 너무 빠른 속도로 경제가 발전하고 있지만 전 국민의 1/4이 여전히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전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석탄을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고, 개발계획들이 그 사용량을 더욱 확대하고 있기에 저급 석탄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열은 화석연료에 대한 대안으로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지열은 엄청남 양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해냄으로써 지구온난화를 누그러트리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UN은 세계적으로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체 발전량의 두 배인 약 200-기가 와트 가량의 잠재적 자원이 존재한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가능성의 6.5%만이 활용되고 있을 뿐인데 인도네시아의 사례가 그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이다.
 
화산은 유해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17,000개 이상 섬들의 띠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에는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많은 12개의 활화산이 존재한다. 이들 활화산이 용해된 암석에서 새어나온 뜨거운 물이 고인 지하 저수지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강력한 에너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발전소는 해당 지하저수지로부터 고온의 수증기를 뽑아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터빈)를 돌리는 데 사용하고 있다.
 
지열에너지의 사용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로마인들은 폼페이의 도시에서 지열을 건물 난방에 활용하였고, 고대에는 온천이 있는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지열로 인해 뜨거운 지역’이 지구상에는 산재해있다. 미국만 하더라도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오래건과 네바다 주에서 주로 발견된다. (관련 블로그인 “코스타리카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국립공원 내 화산들을 관찰하고 있다.”편을 참고할 것)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필리핀에 이어 세계 3번째 규모의 양에 해당하는 지열전력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잠재적인 발전가능량인 29-기가 와트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력이 생산,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현재 62개의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워싱턴에 위치한 지열에너지협회의 2015년 사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만약에 이 모든 발전소가 완공된다면 인도네시아는 올 연말에는 필리핀의 전력 생산량을 추월하게 될 것이며, 10 내지 20년 후면 미국보다도 지열을 활용한 발전량이 앞서게 될 것이다. (관련 블로그인 “니카라과 에너지 자립을 위해 지열을 고려 중이다.”편을 참고할 것)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를 상대로 지열산업에 대한 자문활동을 펼친 캘리포니아 소재의 주식회사 EGS의 대표인 Paul Brophy는 “인도네시아의 지열자원은 정말이지 놀랄 만큼 훌륭합니다.”라고 말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까지 1.4에서 4.9-기가 와트까지 지열발전량을 세 배 가량 증가시키고, 2025년에는 10-기가 와트를 달성한다는 목표아래 고속성장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작년에는 지열개발활동을 ‘채광·광산업’으로 정의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법을 개정함으로써 많은 지열자원이 매장되어있는 산림보호구역 내에서도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변경사항은 또한 지방에서 연방공무원들에게로 사업승인 여부를 전달케 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정부가 점점 더 지열에 관한 전문지식을 쌓아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Brophy는 “그것은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지열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소재 Ormat Technongies사의 Josh Nordquist는 “새로운 조항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시일이 걸릴 겁니다. 그것을 집행하는 일이 실상은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될 수 있지요. 하지만 결국에는 성사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기후개발기금을 포함한 여타의 개발그룹들과 월드뱅크로부터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투자가 계획되어 있다. 지난 9월 뉴욕시티에서 열린 유엔의 기후정상회의에서 인도네시아는 지열개발 시추작업에 동반되는 경제적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미국 및 다른 22개국과 ‘국제 지열 연합’을 창단하는 것에 동참했다.
 
국가 재정부문에서 도전이 남다
“지열발전소 건설은 태양열이나 풍력발전소보다 훨씬 더 복잡합니다. 농장에 태양열 판넬을 앉히는 것이 훨씬 수월하지요.”라고 지열에너지연합의 산업분석가인 Ben Matek은 말한다. 하지만 그래도 지열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지만 다른 종류의 재생 가능한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안정적인 고온 수증기의 제공으로, 지열발전소는 해가 뜨거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기다릴 필요 없이 일주일에 7일간, 24시간 내내 가동될 수 있다.(관련 기사인 “지열은 실제로 수증기를 얻을 수 있는 건가요?”를 참고할 것)
 
위와 같은 잠재성을 얻기 위한 시도에는 물론 상당한 재정적 위험이 뒤따른다. 개발자는 해당 지열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에 충분한 수증기를 공급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지하저장소에 다다르기 위한 길을 내는데 만도 수백만 달러를 지불해야할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 개발된 지하 온천수의 상태가 계획보다 미약할 경우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철회되기도 한다.
 
작년에 Chevron사도 수마트라 Lampung지역에서 탐사를 중단해야만 했다. 인도네시아 지열협회의 전직회장이자 국제지열협회의 현직 대표인 Herman Darnel Ibrahim씨는 “지열발전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이슈입니다.”라고 말한다. 사업 허가, 가격책정문제와 더불어 탐사에 대한 위험 부담이 지열발전의 성장세를 둔화시켜왔다. Matek씨는 “인도네시아에는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풀어야 할 과제와 업무가 산더미같이 산재해있습니다.”라고 언급한다.
 
그와 다른 산업분석가들은 인도네시아가 다가오는 십 년 안에 그들이 가진 지열자원의 잠재성을 성장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마도 정부가 의도하는 것만큼 신속하거나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투자자들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조심하는 분위기이다. 1990년 후반 인도네시아에서 개발을 진행하던 일부 미국기업들은 인도네시아 통화인 루피화가 과감하게 평가 절하되었을 때 막대한 손해를 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섬인 자바에 위치한 Chevron Darajet 지열발전소의 제3 발전소에서 기술자들을 돕고 있는 미국 아이다호 소재 Power Burns&Roe사의 Kevin Wallace씨는 “당신은 반드시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어야만 합니다.”라고 말한다. Chevron사는 인도네시아에서 가동 중인 9개의 지열발전소 중 6개가 위치한 자바섬 Salak지역에 두 번째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Wallace씨는 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프로젝트들에서 개발자들이 져야 할 잠재적인 문제점들을 제기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력생산과 전체적인 지열에너지 지원사업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할 것인지가 매년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몇몇 계획들은 다른 이유로 인해 중단되기도 했다. 지현지인들이 Bedugul 산림지대 내에서의 시추공사가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발리에 예정되었던 계획을 지방 행정관들이 중단시킨 사례도 있다. 반대세력이 온건할 수도 있고, 중지되었던 계획들이 다시 추진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로의 관광객급증은 빈번한 전력부족의 원인이 되어왔으며, 다른 설비들이 우선적으로 건설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획기적인 협정을 통해 수십 년간 지연되어온 수마트라 섬에서의 330-메가와트짜리 거대 Sarulla 프로젝트가 Ormat와 인도네시아 Medco전력을 포함한 협력업체로부터 12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지원을 끌어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여타 지열프로젝트와는 달리, 이번 건은 예정된 세 부분의 설비 모두가 동시에 자금지원을 받게 되었고, 그중 첫 번째 설비가 내년에 가동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왜 Wayang Windu 은 기다리고 있는가?
Wayang Windu 프로젝트는 이와 같은 보장이 없었다. 해당 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은 단편적이었고, 이 이야기는 훨씬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5년 지질조사결과 천 년 혹은 훨씬 그 전에 폭발한 기록이 있는 화산근방에서 지하 열점지역들이 발견되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400-메가와트 지열 발전소 건설을 허가하는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은 1994년이 되어서였다. 2000년 첫 번째 설비가 그리고 2009년 두 번째 설비가 가동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러야 했다. 두 설비에서 생산되는 227-메가와트 용량의 전력은 이 지역 전력소비량의 오직 일부에 해당된다.
 
만약 JStar Energy사가 생산하는 전기를 좀 더 높은 가격에 공급할 수만 있다면 두 개에서 세 개까지의 또 다른 설비가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수증기 우물을 시추하는데 천만불정도가 소요됨을 지적하면서 발전소 기술자인 Bratakusuma씨는 “현재 회사가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상 중에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비록 작년에 정부 측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시간당 1킬로와트에 11.8센트에서 29.6센트 사이 금액을 지불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Star Energy측은 30 년간 지속되는 계약서에 의거해 새로 책정된 최저금액보다 더 낮은 금액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이 지열발전소는 촌부가 농작물이 가득 실린 나무로 만든 손수레를 끌고, 고깔모양의 밀짚모자를 둘러쓴 일꾼들이 찻잎을 따는 이 지방의 일부가 되었다. 인근 지역도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Star Energy는 학교와 200명에 달하는 자사 고용자들이 이 지역 대형 차 농장에서 추수작업을 하는 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볼 수 있는 모스크를 건설해왔다.
 
 
정유경 / 인천포스코고등학교 기자
김인혁 기자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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