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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시론)"박영수 특검이 없어져야…"

2017-0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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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 엔진을 장착하고 광폭 횡보를 거듭하고 있는 박영수 특검의 활약상은 2017 정유년의 새해에도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해 11월30일 그가 특검으로 지명되었다는 보도가 발표되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국민의 당이 추천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선택한 박영수 특검. 박영수 중수부장 시절 최재경 중수부과장, 우병우 전 수석의 심복 국정원 최윤수 2차장을 양아들이라고 호칭할 정도로 매우 가까운 사이. 특검수사 잘 될까요?” 라는 글로 일종의 비아냥과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같은 당 소속 표창원 의원은 “박영수 특검 관련 문의가 많아 법조계 내외 및 진보적 법조 언론인 등에게 확인한 바, 수사능력과 소신, 독립성 및 정의감과 진실규명 의지에 전혀 문제없다는 것이 중론. 믿어주시죠. 다만 특검보와 수사인력에 경찰 정예요원들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라는 의견을 트위터에 올렸고, 이어서 “박영수 특검이 누구랑 친하고 같이 근무했고 하는 식으로 평가하자면 전 모친이 이명박과 같은 모임이었고 강신명 전 경찰청장,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 및 이만희 의원의 대학 후배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한 두 다리 건너 아는 사람 너무 많죠. 수사 지켜 보시죠”라고도 썼다.
 
그러자 박 특검은 곧바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임명하면서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켰고, 자신의 개인 돈으로 특검 사무실의 보증금을 선 지급하면서까지 특검 사무실을 서둘러 마련했다. 또한 21일 오전 9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현판식이 열리면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던 순간, 100여명의 특별 검사팀 소속 파견검사와 검찰 수사관, 특별수사관들을 특검 사무실에서 불과 4㎞ 떨어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 정부세종청사 10동 보건복지부 등 10곳에 보내 기습적이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기도 하였다.
 
그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 등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고 국민연금을 압박했다’는 내용의 자백을 이끌어 냈고,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과 독대 후 독일의 정유라를 위해 220억원을 지원하도록 지시했다는 진술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결국 검찰 특수본에서 밝히지 못한 대통령의 뇌물죄 관련 혐의가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가 되었다. 그동안 삼성의 정유라 지원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은 국조특위 청문회장에서 관련 사실을 부인해왔고 문형표, 홍완선 등도 국민연금 압박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증언을 했으나 이미 문형표, 홍완선은 위증 혐의로 국회에서 고발이 되었으며 이재용 부회장 역시 위증혐의를 강하게 받고 있는 형편이다.
 
그 외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장시호, 김종, 김종덕 등을 소환 조사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와 조윤선 문체부 장관의 적극 주도설을 확인 중이다. 또 당시 간호장교로서 대통령을 수발했던 조여옥 대위 및 관련자들을 소환해 소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정유라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일단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외교부와 법무부의 조력을 얻어 여권무효화 조치와 인터폴 적색수배요청을 하면서 그녀를 둘러싼 전방위적 압박을 시행했다. 그 결과 현지 교민들과 언론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1월2일 새벽(한국시간 오전 4시10분 쯤) 덴마크 올보르의 단독주택 옷장 속에 숨어 있던 정씨가 현지 경찰에 의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되었다. 정씨는 독일 비자를 이용해 9월 말에 덴마크에 갔으며 2주전에 독일에 잠깐 갔다 왔다고 말했다. 또한 아기와 함께 불구속 상태에 있을 수만 있다면 자진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도 밝힌 상태이다. 만약 그녀가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한다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최순실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사건의 진실에 대한 자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정유라를 통한 퍼즐 맞추기가 성공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압박이나 수사 방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 직무 집행 중에 있는 박대통령은 위법논란까지 야기하고 있는 기자 간담회를 자처하며 자신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부인하고 특검의 중립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아마 이들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박영수 특검이 없어져야 내가 살텐데….”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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