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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정신지체 장애인’이라고 하는데요

2019-09-02 13:48

조회수 :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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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와 관련해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영화를 봤습니다. 주인공이 지적 장애인으로 등장합니다. 후천적 지적장애인으로 나옵니다. 이 영화에 대한 기사들 가운데 제 눈길을 사로 잡는 단어가 있습니다. ‘정신지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것입니다.
 
1970년대 후반 태생입니다. 저희 때만 해도 아직도 많았습니다. 신체 장애가 아닌 뇌기능 손상에 따른 장애를 부르는 단어들. 가장 대표적인 단어가 정박아입니다. 우린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이 쓰던 단어입니다.
 
이에 대해 여러 지적장애인 단체들의 요구와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법적 용어를 변경했습니다. 과거까진 정신지체가 법적 용어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명확한 법적 용어는 지적장애가 맞습니다. ‘자폐’ ‘발달 장애등 뇌기능 손상에 따른 장애를 총칭하는 법적 단어는 현재 지적장애로 표기하는 게 맞습니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스틸. 사진/NEW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이계벽 감독은 최근 영화 언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단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후 여러 매체의 기자들이 앞다퉈 정신지체란 단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주변을 통해서도 여러 공적인 채널을 통해서도 전 장애아를 키우는 아빠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아들은 장애등급제가 폐지되기 전 ‘2급 지적장애였습니다. 사실상 2급이지만 특급에 가까운 최증증의 지적 장애아였습니다. 올해 11세이지만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아들입니다.
 
그럼에도 아들은 인지력이나 사물인식 그리고 공간지각력에 관련해선 비장애인을 넘어서는 감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건 저희 아들과 같은 발달장애 뿐만 아니라 자폐성 장애인들에 한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지체, 공식적으로 법적 용어가 아닙니다. 이 단어에서 지체’, 늦을 지’ ‘막힐 체’. 모든 지적 장애인의 정신, 다시 말해 생각이 늦고 또 막혀 있지는 않습니다. 나쁜 표현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계급 문제와 차별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소한 표현에서부터 우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는 단어를 아무런 생각 없이 쓰고 또 써오고 있습니다.
 
그게 뭐 큰 문제가 되겠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수도 있습니다. 지적 장애는 대부분 선천적으로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와 마찬가지로 후천적으로 올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주변 모두에게서 생각이 늦고 막힌 사람으로 취급을 받게 되는 순간이 분명히 올 수도 있습니다.
 
절대 늦지도 않고 막히지도 않았습니다. 별거 아닌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고치고 알아가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니 반드시 고쳐야 할 것 중에 하나 입니다.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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