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사법개혁'보다 '법관개혁'이 먼저다
입력 : 2017-06-16 03:00:00 수정 : 2017-06-16 03:00:00
이른바 '스폰서' 의혹을 낳을만한 법관 비리 실체가 또 불거졌다. 강력한 사법개혁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요즘이지만, 근본적으로 법관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15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2015년 당시 문모 부산고법 판사가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던 건설업자 정모씨로부터 수차례 골프·룸살롱 접대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문 전 판사는 정씨가 검찰에 체포되기 전날에도 룸살롱 접대를 받고 여러 차례 통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날 대법원은 "당시 검찰로부터 정식 공문이 아닌 '부산지검 수사 관련 사항'이라는 문건을 통해 문 전 판사가 정씨와 수차례 회동한 사실을 전달받고 해당 법관 소속 법원장을 통해 품위유지의무 등 문제가 있음을 들어 엄중경고 조치를 취했다"며 "다만 이후 문 전 판사에 대한 입건 등 추가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아니했고 사직서가 수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문 전 판사는 올 1월 부산에서 변호사로 개업해 잘 나가고 있다.
 
대법원이 검찰의 비위 통보를 가벼이 여기고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는 의혹은 차치하고서라도 다시 한번 법관의 '도덕 불감증'이 드러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현행 사법 체계의 확실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 신뢰를 또 한 번 저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대법원은 지난해 김수천 전 부장판사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사건 청탁 명목 등으로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양승태 대법원장까지 나서 사과를 하고 강력한 개혁안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최근 '돈 봉투 만찬' 등으로 검찰이 사법개혁 중심에 섰지만, 법원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오는 19일 사법연수원에서는 각급 법원의 판사 대표들이 모여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연다. 사법개혁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사법개혁도 중요하지만, 잊을 만 하면 자신이 평생을 거쳐 쌓은 명예를 돈과 향응으로 맞바꾸는 법조인들이 끊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매일 수많은 재판이 열리고 사람들의 눈은 판사의 입을 향한다. 공정하게 죄 유무를 판단해야 할 판사의 중립성이 의심받는 일이 더 나와서는 안 된다. 전관예우 등도 마찬가지다. 법관 한 명마다의 고유한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전에 법관 개인의 자정 노력이 먼저이다.
 
김광연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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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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