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교원투어가 오는 8월부터 티몬·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티몬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상 절차를 밟습니다. 집단 소송을 앞두고 보상 절차가 시작되면서 소송을 취하하는 이들도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주요 여행사들은 보상 대신 집단 소송 대응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교원투어, 8월1일부터 보상포인트 접수
30일 교원투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발생한 티메프 사태에 대한 '보상포인트 접수 방법 및 지급 안내'를 공지했습니다. 교원투어는 티몬을 통해 교원투어 여행상품 구매 후 취소한 뒤 교원투어 홈페이지 등으로 직접 재계약 및 결제한 고객 대상으로 보상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단, 중복 보상 방지를 막기 위해 소송을 취하한 이들만 지급 대상이 됩니다. 이번 포인트 지급은 회생절차가 마무리된 티몬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아직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위메프의 경우 회생절차가 끝난 후에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같은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교원투어는 재결제 금액의 일대일 비율(100%) 상당으로 'K멤버스' 티메프 보상포인트 지급합니다. 유효기간은 지급일로부터 1년인데요. K멤버스는 교원그룹의 폐쇄몰인데 이번 보상을 위해 재정비를 거쳐 피해자들 대상으로도 열리게 됐습니다. 보상포인트로는 △교원투어 여행 상품권(1만원·10만원·50만원권) △빨간펜 전집 △빨간펜 건강기능식품 △교원웰스 정수기 △교원웰스 공기청정기 △교원웰스 비데 △교원웰스 안마의자 △교원웰스 건강기능식품 △스위트호텔 숙박권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행 상품의 경우 600만원 이하 구매 시 전체 결제 금액의 최대 50%까지만 포인트를 쓸 수 있습니다. 보상포인트가 그룹 내 일부 계열사의 지원을 통해 마련된 재원인 점을 고려한 조치인데요. 포인트는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지만 포인트로 구매한 여행상품권에 한해서는 양도가 가능합니다. 예컨대 단체 여행을 가기 위해 대표자 한 사람이 여행 상품을 구매한 경우 이 대표자에게만 포인트가 지급되는데요. 해당 포인트로 여행 상품권을 구매해 구성원들에게 양도할 수 있습니다.
교원투어는 이달 31일 티몬 피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전송할 예정입니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 피해자들은 8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보상포인트 지급 신청서와 미환불 확인서, 기타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PG사(전자결제대행사), 카드사로부터 서류를 받아 제출하면 교원투어 측이 9월1일부터 제출 서류를 검토한 뒤 11월7일부터 보상포인트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교원그룹사 지원 덕…지난해 7월 약속 지켜
이번 보상포인트 지급에는 교원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습니다. 빨간펜, 교원웰스, 교원프라퍼티가 지원에 나선 결과 보상포인트 지급과 함께 용처도 늘릴 수 있었는데요. 앞서 교원그룹은 지난해 7월 티메프 사태를 중대 사안으로 판단하고 그룹 차원에서 대응해 교원그룹 포인트로 보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보상액은 약 80억원으로 점쳐졌는데요. 현재 교원투어는 보상액 규모에 대해 티몬 피해자 50억원, 위메프 피해자 5억원 등 총 55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티메프 피해자 가운데 교원투어에서 재결제를 하지 않은 이들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보상액 규모는 줄어들었습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여행산업 자체가 신뢰가 중요한 산업이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보상포인트 지급을 시작하게 됐다"며 "티메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대승적 차원의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24년 7월25일 서울 강남구 티몬(왼쪽 사진)과 위메프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타 여행사는 소송에 집중…교원 보상안에 난색
교원그룹의 이 같은 결정에 다른 여행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주요 여행사라 하더라도 그룹사에 해당하지 않으면 이 같은 규모의 보상에 나서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행사업만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티메프 사태로 많게는 수십억원의 피해를 본 상황입니다. 여기에다 12·3 비상계엄 사태, 무안공항 참사, 경기 위축, 고물가, 고환율 등의 악재가 겹치며 업황이 좋지 않아 피해 회복이 더딘 상황인데요.
한 여행사 관계자는 "티메프로 인한 여행사 피해가 큰 상황에서 (고객)보상안을 강구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일축했습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법원 판결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보상을 지원하게 되면 다른 여행사들의 입지가 곤란해진다"며 "돈 많은 피해자가 다른 피해자를 지원함으로써 또 다른 피해자들을 바보 만드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다른 여행사들이 부도덕한 기업으로 비춰질까 걱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교원투어는 이번 보상안 지급으로 집단 소송을 취하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과 7월 중순 교원투어가 보상안 관련 문자메시지를 피해자들에게 발신한 이후 소송을 취하한 이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계속 진행할지, 취하하고 포인트를 보상 받을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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