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6개월간 수사를 이어온 2차 종합특검이 오는 23일 수사 종료를 앞두고 막바지 사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수사 막판에 기소를 집중하는 '헤비테일(Heavy tail)' 전략에 따라 무더기 기소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성현 대령(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까지 기소 대상에 포함될 걸로 알려지면서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씨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폭로한 홍 전 차장, 후속 부대의 국회 투입을 막은 조 대령 등은 계엄을 저지한 공신으로 꼽혔기 때문입니다.
17일 오후 5시 기준 종합특검이 기소한 인원은 총 26명입니다. 이 수치만으로도 앞서 내란특검이 재판에 넘긴 인원(24명)을 넘어섰습니다. 법조계에선 특검이 막판 기소에 집중함에 따라 총 50명 안팎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걸로 전망합니다. 실제로 특검은 지난달 23일 수사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한 뒤 7월29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시작으로 18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특히 8월11일부터 14일까지는 매일 기소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특히 종합특검은 최근 비상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파와 관련해 윤석열씨와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을, 고 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선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14일엔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도 기소했습니다. 지난해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인간 벽을 만들어 윤씨 체포를 방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종합특검의 전략은 수사 종료를 앞두고 막판에 기소를 몰아치는 헤비테일 방식입니다. 앞서 김지미 특검보도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기소 대상자 선별 작업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했습니다. 종합특검의 수사 범위가 방대했던 만큼 처분 여부를 가려야 할 사건과 인물도 많아 막판 기소·불기소·이첩 정리에 들어갔다는 취지입니다.
이에 법조계에선 종합특검이 활동 기간 종료를 일주일 남겨두고 20여명을 더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국정원에선 조태용 전 원장을 비롯해 황원진 전 2차장, 윤오준 전 3차장, 김남우 전 기조실장 등이 검토 대상에 오른 걸로 전해졌습니다.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선 이창수 전 검사장, 최재훈 전 반부패2부장, 서민석 전 반부패2부 부부장검사, 김민구 전 공주지청장을 일괄 기소할 걸로 전해졌습니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다만 일각에선 종합특검이 정작 핵심 당사자에 대해선 충분히 수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만 해도 김건희씨 대면조사는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특검 역시 "(김씨 조사를) 시도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더구나 홍장원 전 1차장과 조성현 대령 등 내란 수사에 협조했거나 계엄에 저항했던 인물들까지 기소 대상에 오르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홍 전 차장은 2024년 12월3일 밤 윤석열씨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공개 폭로해 계엄 진상규명의 물꼬를 튼 당사자입니다. 그런데 종합특검은 그가 조태용 전 원장의 지시를 받아 미국에 계엄 정당성을 설명하는 자료를 전달하고, 국군방첩사령부·경찰청과 비상연락 체계를 구축했으며, 을지연습을 명목으로 계엄 관련 행동을 지시했다는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홍 전 차장 측은 "(특검이) 불리한 진술만 취사선택해 짜맞췄다"며 "구체적 임무를 지시받은 적이 없고, 지시를 이행했다면 대통령이 즉시 나를 경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조 대령을 둘러싼 판단은 더 첨예하게 갈립니다. 그는 계엄 당일 국회에 투입되는 후속 병력의 진입을 막아선 인물로, 국방부로부터 보국훈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조 대령이 계엄 당시 진압봉 지참을 지시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이후에도 병력 철수를 지연시켰다는 정황을 문제 삼아 그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종합특검이 법정에서 두 사람의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수사의 신뢰도에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실제로 6개월 동안 종합특검이 그간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건 60%대나 됩니다. 구속영장이 반려될 때마다 '증거보다 숫자를 앞세운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기소 규모보다 공소 유지와 혐의 입증이 특검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아직 처분 방향을 정하지 못한 사건들도 관심사입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표적입니다. 그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6일 특검에 소환됐지만, 아직 처분 방향이 미정입니다. 윤희근 전 경찰청장 등이 연루된 통일교 수사 무마 의혹도 마찬가지입니다. 종합특검은 지난 5월 윤 전 청장을 압수수색하고 6월엔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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