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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한동훈·조국·원희룡…차기 대선주자 운명 가른다
총선 성패에 입지 달려…전문가들 "선거 이외 변수도 봐야"
2024-03-29 18:22:03 2024-03-29 20:03:5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선 여야 승패뿐만 아니라, 각 당 대권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입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인천 계양을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총선 결과에 따라 대권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취임인사차 예방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함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거대 양당 수장, 총선 승리 땐 '대선 가도' 날개
 
이 대표와 한 위원장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자당의 승패와 대선주자 입지가 연동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 대표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차기 대선 가도에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됩니다.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이들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 대표의 가장 큰 우군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친명계 내부에선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의 도움이 비교적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총선 승리 이후엔 이 대표에 대한 당내 위상이 확실히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총선에서 이긴다면, 전당대회에서 당권 획득 가능성이 높다"며 "당권을 잡으면 오는 2027년 대권에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총선에서 여대야소가 된다면 차기 당권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한 위원장 역시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거나 원내 1당이 된다면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탄탄해지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국민의힘이 원내 1당이 못 된다고 해도 지난 총선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차지한다면 한 위원장이 대권주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승리하면) 보수 진영 대권 주자 1위 지위가 더 확고해 질 것"이라며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로 전환하면서 차기 지도부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자기 입김을 좀 더 불어넣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패배하면) 대권주자 (보수 내) 1위 지위도 흔들릴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 대표와 한 위원장의 대권 가도에도 변수는 있습니다. 김 교수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잠룡'이 차기 국무총리가 되면 여권 대권구도가 크게 요동칠 확률이 높다"고 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이 대표 대권가도는 총선 승패보다는 조국혁신당이 10석 이상으로 약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법리스크 변수' 조국…전망 엇갈리는 '원희룡'
 
조국 대표는 조국혁신당이 의석을 10석 이상 획득하면 대권 주자로 올라서지만, 사법리스크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평론가는 "이 대표에서 조 대표로 옮겨탄 사람들이 많다"며 "사법리스크까지 해소되면 진보 진영에서 대권주자 1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실형 땐 좀 주춤하긴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반해 신 교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년 정도 징역을 살았지만 잠룡 이야기를 듣는다"며 "조 대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원 전 장관이 이 대표를 이기면 대권주자로서 위상이 올라간다고 봤으나, 패배 후 입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신 교수는 "자신보다 더 강하고 급이 높은 상대와 붙었기 때문에 져도 소득을 얻는 셈"이라고 했고, 이 평론가는 "대권주자에서 완전히 탈락하진 않겠으나 대권주자 1위에 올라서기 쉽지 않겠다"고 내다봤습니다. 김 교수도 "이 대표가 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가 되면, 이 대표에게 진 원 전 장관은 차기 대권 후보가 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인천 계양을 후보가 27일 인천 남동구 만수새마을금고에서 열린 인천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른 대권주자들도 총선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여기에는 '4선 중진'이자 전직 의원인 나경원 서울 동작갑 후보, 국회 사무총장 경력이 있는 이광재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 전직 경남도지사인 김두관 경남 양산을 후보, 대선주자였던 안철수 경기 성남 분당을 후보, 개혁신당 대표인 이준석 경기 화성을 후보 등이 있습니다.
 
이 평론가는 "이광재 후보가 이길 경우 대권주자군으로 편입되면서 친문계 쪽에서 밀어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이준석 후보가 이기면 범 보수진영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패한다면 꽤 오랫동안 책임론에 시달리고 대표직도 그만둬야 할 것이다. 여차하면 정계 은퇴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신 교수는 "김 후보는 이 대표 체제 속에서 잠룡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게 중요하고, 안 후보는 새정치 말고 새 트레이드 마크가 필요할 것"이라며 "두 주자는 패배하면 대권가도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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