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품는 KCGI, PF보증 확대·운용사 시너지 노린다
건전성 높은 평가…PF 확대 기반 갖춰
2024-09-23 16:47:52 2024-09-23 16:47:52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기관전용 사모펀드 KCGI가 한양증권(001750) 인수를 계기로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양증권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PF를 강화하고 KCGI자산운용, KCGI대체운용과 시너지를 통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노릴 것으로 보입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학교법인 한양학원과 백남관광, HBDC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CGI에 보통주 376만6973주(29.59%)를 2203억6792만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19일 체결했습니다.
 
7주간의 실사와 협상 끝에 결론낸 최종 금액은 주당 5만8500원입니다. 인수를 제안할 당시 금액은 주당 6만5000원으로 총 244억8532만원이 낮아졌습니다.
 
최종 인수 절차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마무리됩니다. KCGI는 이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하며 주주와 고객, 채권자 모두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방침입니다.
 
KCGI는 한양증권 지분 인수를 위해 기관 전용 사모펀드를 구성할 예정이며, 해당 펀드에 대한 유한책임사원으로 참여할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확약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적 반등 보이는 한양증권
 
한양증권 본사. (사진=뉴스토마토)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30위권의 증권사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463억원, 당기순이익은 35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기업금융과 채권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규모는 작지만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로 평가 받아왔습니다. 한양증권은 그동안 한양재단의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양대병원 등의 경영 악화로 인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습니다.
 
올해 한양증권은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양증권은 올해 상반기 3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7% 증가한 수준입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대비 11.0% 늘어난 25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투자은행(IB), 자산운용 등 투자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한양증권은 실적발표를 통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은 6월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이후 월 최대 실적입니다. 한양증권은 “하반기에는 투자은행(IB)·트레이딩(Trading)·채권에 더해 부동산PF까지 4개 부문의 균형 포트폴리오를 통한 고른 실적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정적 리스크 관리…부동산 PF  공략
 
자기자본 확충으로 부동산 PF 조달 기반도 갖췄습니다. 한양증권 자기자본은 1분기 말 4964억원에서, 6월 말 기준 5057억원으로 창사 후 처음으로 5000억원대에 돌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통상 자기자본 5000억원이 넘어야 직접 PF를 조달할 수 있는 증권사로 평가합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한양증권 부동산 PF 신용공여현황은 300억원 규모입니다. 올해 두 건의 PF 사업 신용공여를 제공하며 PF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올해 국내 부동산 PF 사업장 중 경·공매를 통해 처분될 부실 자산 규모가 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양증권으로서는 이들 자산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양증권은 PF 사업 확장을 위해 장외파생상품 투자자중개업 라이선스 확보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PF 사업을 축소하는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최근 부동산 금융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등 대조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양증권은 IB전략금융본부를 신설한 후 IB전략금융본부장에 BNK투자증권 출신 박종덕 상무를, IB투자부장에는 흥국증권 출신 남궁주 상무를 영입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부동산 금융전문가로 통합니다. 앞서 BNK투자증권 출신으로 부동산 금융 전문가인 안재우 상무와 김성작 상무도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현재 대주주가 바뀌는 상황이라 경영 방침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상반기 부서 신설하고 인력을 확충하면서 실적을 많이 냈고, 선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KCGI, KCGI자산운용, KCGI대체운용과 시너지를 내고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양증권 인수가 마무리되면 강성부 KCGI 대표는 운용·증권·PEF를 아우르는 종합 금융사의 수장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이제 남은 절차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입니다. KCGI뿐만 아니라 펀드에 출자한 OK금융그룹 등 유한책임출자자(LP)들도 적격성 심사를 받게 됩니다. 원칙적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돼야 하지만, 추가 자료 제출 요청 등 심사 과정에 따라 기간이 연장될 수 있습니다. 만약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계약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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