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정부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전격 허용하면서, 항공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4~6월)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국내 항공사들은 한동안 침체됐던 한중 노선의 수요 반등 기대에 바짝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 구역에서 이용객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오는 9월29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3인 이상의 중국인 단체관광객에게 비자를 면제해주기로 했습니다. 앞서 중국이 작년 11월부터 한국 국민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바 있는데, 우리 정부도 이에 대응해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기로 정한 것입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중 하늘길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나온 전격 조치여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일본 다음으로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국제선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와, LCC들은 수익 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에어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과 중국 간 국제선 여객 수는 780만335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습니다. 하반기에는 무비자 정책 시행으로 중국발 여객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확대 움직임도 발 빠르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9월부터 인천~정저우, 청주~장자제 노선에 대한 운항을 재개합니다. 향후에는 추가 노선 운영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인천발 충칭, 청두 노선을 다시 띄웠습니다. 진에어 역시 한시적 무비자 시행 도입 예고가 나온 지난 6월부터 인천~칭다오 재운항에 나섰습니다.
항공사들은 여행업계와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중국 온라인 여행업계 1위 ‘씨트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중화권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대한항공은 씨트립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중국 노선 수요 회복 신호에 맞춰 중국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대한항공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20개 주요 도시에 26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무비자 조치로 중국 노선 수요가 단기간 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통해 공급을 늘리고 실적 개선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를 계기로 한중 노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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